지난 20일 문화상심의위원회 만장일치 결정, 10월 1일 시민의날 수상
사재 기부만 50여 억원, 통영로타리·새마을 효시, 문화예술육성 앞장

1936년 도천동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있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배가 고파도, 사고 싶은 게 있어도 늘 참아야만 했다. 어릴 적부터 그는 "사업가의 꿈을 키워 많은 돈을 벌어 자신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늘 다짐했다. 1974년 끼니도 어려운 노부부에게 쌀 1가마 기부로 시작된 이웃돕기는 42년간 지속돼 순수 사재 기부만 50억 원이 넘었고, 로타리와 새마을 등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봉사는 물론 한산대첩과 예술제 등 문화예술을 육성하기 위한 끝없는 행보는 팔순을 넘긴 지금까지 그의 일상이 됐다. 그는 말한다. "내가 없어도 조흥이라는 이름이 있는 한 영원히 매년 예술창작금 5천여 만원이 지원될 수 있도록 법인 정관을 바꿨다. 어릴 적 배고픈 과정을 겪은 것이 내 인생에 오히려 다행이었다"

통 큰 기부자이자 통영 최초의 예술메세나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박명용(81) 조흥저축은행 회장이 제13회 통영시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통영시문화상심의위원회(위원장 고동주)는 지난 20일 통영시문화상 지역개발분과위원회 단독 추천으로 심의해 올라온 박명용 조흥저축은행 회장을 제13회 통영시문화상 수상자로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통영시문화상은 종전 지역개발과 문화예술, 체육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해마다 시상해 왔으나 최근 격년제로 문화상 1명 만을 선정 수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38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2016 제13회 통영시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명용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1962년 조흥저축은행을 설립, IMF 사태, 신용카드 사태 등 수많은 금융 위기 속에서도 정도경영의 철학으로 이어온 통영시의 대표적인 금융인이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플러스 선정 전국 우수저축은행 1위의 영예를 차지한 조흥저축은행은 통영의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으로 지난 1974년부터 42년 동안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은 1970년 국제로타리클럽에 입회, 4번의 회장직과 국제로타리 3590지구 초대 총재, 일본 2530지구 지구대회 RI 회장대리를 역임하는 등 로타리클럽 봉사의 대명사로 국제로타리클럽 최고의 영예인 '초아의 봉사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1975∼1981년 직장새마을운동 충무시협의회장, 1982~1992년 새마을운동 충무시지회장 등 직장새마을운동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또 한산대첩기념제전위원회 이사장 등 반평생을 한산대첩축제와 호흡하고, 통영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한산대첩 고유제 제례비용을 매년 기부하고 충렬사와 세병관에 통영 동백을 심는 운동을 펼쳐왔다.

지난 25년간 한결같이 매년 1천만원 상당의 쌀과 3∼5천만원의 성금을 배고프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희사했다.

또 학생들을 위한 도서구입비의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통영중고교생 급식비로 매년 5천만원, 통영초교 100주년 기념사업 조형물 설립을 위해 6천만원을 선뜻 기부, 세간을 놀라게 했다. 통영문화재단 설립 자금 5천만원은 출연은 물론 문화마당 조형물 '시간의 여울'(3천만원 상당) 역시 박 회장이 시민을 위해 희사한 것이다.

팔순을 맞이한 지난해에는 더 큰 결심을 했다. 지역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위해 박명용통영예술인상을 제정하고, 미래 예술인재 육성을 위한 통영학생예술제 지원을 위해 매년 5천만원 출연을 시작했다. 또 조흥이라는 이름이 있는 한 사후에도 예술지원금은 계속 될 수 있게 법인 정관을 개정할 정도로 지역과 예술사랑의 1인자이다.

문화상 시상은 오는 10월 1일 제22회 통영시민의날 기념식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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