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통영장학금 문학부문 장학금 수혜자 김솔 씨

“요즘의 일상이 저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밤새 쓴 글을 들고 빨개진 눈으로 아침에 나설 때, 실실 웃는 저를 보고 주위에서 놀리기도 하지요. 일과 학업, 창작을 병행하다 보니 생활은 고되지만 저는 행복합니다”

통영출신의 시와 평론을 쓰는 문학청년 김솔(36) 씨.

그는 사범대를 다니다 문학을 하고자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현재 석박사통합과정 6학기에 있다.

학업과 일, 창작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있고 HK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총서 편찬 및 출판하는 일도 맡아 하고 있다. 그 외 개인적 창작을 꾸준히 하며 주기적으로 합평회에도 참석하고 있다.

문학청년 김솔 씨. 그는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진로를 결정했다고 한다.

글쓰기와 가르치기, 즉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다 사범대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당시 학업과 글쓰기를 병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그는 2011년 여름, 문득 문학동인회를 찾게 됐고 6개월간 시를 열심히 썼다.

겨울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원광대 문예창작학과에 와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문학에 대한 갈증이 생각보다 심했던 것 같다. 어쨌든 요즘의 일상이 저는 아주 마음에 든다. 밤새 쓴 글을 들고 빨개진 눈으로 아침에 나설 때, 실실 웃는 저를 보고 주위에서 놀리기도 한다. 일과 학업, 창작을 병행하다 보니 생활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와 평론을 쓰고 있는 그의 전공은 시로 현재 300여 편의 시를 썼고 평론에도 재미를 느껴 순수 문학 뿐만 아니라 영화, 미술,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비평도 함께 쓰고 있다.

자신의 작품의 특성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물음에는 “시의 경우엔 여러 겹의 이야기를 잘 겹쳐서 표현하려고 한다. 다양한 정황, 이미지들이 구심력을 가지고 주제로 모여드는 시는 굉장히 근사하다. 언어화 되지 않은 지점들, 이를테면 기미, 잔상, 사이 등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연애 시나 따뜻한 시도 종종 쓴다. 평론의 경우엔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상업적이고 단순해 보이는 장르영화에서도 멘탈리티, 당대성 등을 발견하고 여기서 출발한 담화를 작품과 연결하는 작업을 즐긴다. 예술성이 있는 작품에 대해서는 누구나 예술성을 논할 수 있다. 예술적이지 않아 보이는 대상을 가지고도 그럴 수 있다면 더 가치 있는 작업이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삶이 곧 예술이고 문학은 모두의 것이라 말하는 김솔 씨는 지난해 통영장학금 문학부문 장학생으로 선정돼 장학금을 수여받았다.

앞서 밝혔듯이 학업과 일, 창작을 병행하고 있는 그에게 대학원 생활에 있어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통영장학금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웠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예술을 장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과연 통영은 예향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가장 어려울 때 멀리 고향에서 이렇게 손을 내밀어주는구나 싶어 뭉클했다. 열심히 글도 쓰고 학업도 진행해 제 입지를 만들면 어떤 식으로든 고향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예술, 특히 문학은 이제 밀려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이 있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지방 도시의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도 힘껏 도와주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섬을 낀 수평선, 멸치 냄새, 굴 껍데기의 질감 같은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통영에서 보냈던 유년의 기억이 제 정서와 시의 원천이라는 것을 잘 안다. 통영 시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등단’을 목표로 신춘문예와 문예지 신인상에 계속 도전하고 있는 그는 내년이 박사과정 마지막 해로 늦지 않게 학위도 취득할 예정이라 밝혔다.

문학가를 꿈꾸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문학청년인 제가 후배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만 연구자가 아닌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책보다 체험이 더 중요한 자양이라고 생각한다. 불안하더라도 힘껏 걸음을 내딛고 그 궤적을 더듬으며 가는 길이 좋은 글에 닿는 여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솔씨는 올해 계간 ‘창작과 비평’ 신인상 시 부문 최종심과 지난해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최종심까지 올랐다. 2014년에는 전국 대학원생 대상 가람이병기 논문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과 2013년 전국 대학생 대상 제12회 김용문학상 시 부문 가작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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