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심에 멧돼지 출몰 소식이 뉴스에 종종 등장한다. 300kg에 달하는 대형멧돼지가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식당에 난립하여 사람들을 공격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통영에서도 멧돼지 가족이 주택가 일대에서 목격되는 등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멧돼지 수가 해마다 증가해 수확기 농작물은 물론 인명피해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남도와 환경부의 조사결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멧돼지 수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0ha 당 멧돼지 서식밀도는 2011년 4마리에서 2012년 3.8마리로 줄었다가 2013년 4.2마리, 2014년 4.3마리, 2015년에는 5마리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식밀도는 높고 상대적으로 먹이가 부족하다 보니 멧돼지가 수확기에 접어든 고구마와 과일, 벼, 채소 등을 마구 파헤치는 일이 곳곳에서 신고됐다. 경남도가 공식 집계한 피해금액만 해도 2013년 4억8천만원, 2014년 4억6천만원, 2015년에는 5억원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점이다. 2013년 이전까지만 해도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4년에는 경남 3개시·군에서 24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2015년에는 4개시·군에서 16명이 중경상을 입는 피해를 봤다. 통영시의 사량도, 한산도, 욕지도 주변섬 등 섬지역에서도 멧돼지 피해가 만만찮게 보고되고 있다.

통영에 갑자기 멧돼지 피해가 많은 이유는 미륵산에 골프장건설과 루지 건설사업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멧돼지들의 횡포가 속속 보고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개체수 증가에 따른 총기반출 논란 등으로 인해 체계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이유이다.

이러한데도 루지를 건설하는 측에서는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 접근을 막는 유도울타리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환경영향평가서 본안까지 무시해 버렸다. 시의원들의 현지확인장에서는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보고는 했지만 야생동물로 인한 놀이시설이용객들의 안전장치는 미미하다. 대책은 보고서가 아니라 마련한 대책이 실행에 옮겨지는지 확인하고 또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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