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용호 소반장이 일방적인 공방철거 강제집행에 항의, 천막농성에 돌입한 지 10일 현재 194일째 돌입한다. 7개월째 접어드는 셈이다. 원형보존과 이전보존이라는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영시장이 "추용호 공방 문제는 이제 협상 대상이 아니다. 언제든 철거가 가능한 일"이라고 말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추용호 공방은 도시계획도로 개통으로 도로를 이용하고자 하는 인근 주민의 이해와, 공방을 지키고자 하는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이다. 통영시는 이전보존으로 새로 지어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추용호 장인은 현 위치를 고수하겠다며 이 제안을 거부했다.

지난달 18일 김동진 시장은 농성중인 추용호 공방에 처음 방문했다. 공방 이전방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 지금까지 기다려 왔는데 굳이 지금 협의와 협상을 끝내겠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결정이 아닌가.

인간문화재 한 명을 배출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노력 열정이 단지 도로개설에 밀려나는 것이 안타깝다. 과거 도로가 없을 때에도 서로 잘 살아왔고 좁은 골목길을 두고서 서로 안부를 묻던 공동체문화가 그립다.

많은 이들이 통영소반의 맥이 끊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인간문화재 지정을 위해 50여 년 동안 눈물과 고난 그 역경을 견디며 살아온 장인의 땀이 도시계획이라는 길 때문에 매장될 위기이다.

통영시가 추용호 소반장 옆집을 철거할 때 문화재청은 '추용호 공방 건물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 도출 전까지 강제 철거 보류'를 통영시에 공식 요청했다.

이번 사안은 신뢰, 이해, 존중 부족에서 시작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갈등해결 시스템 부재와 초기대응 미숙이 안타깝다. 한 번 더 추 선생과 협의하길 간곡히 바란다. 두 번 세 번 설득하고 협의하면 해답이 나올만도 한데 서로 다가가기를 꺼린다. 없애기는 아주 쉽다. 그러나 다시 복원하거나 옛것을 이어가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과거 봉래극장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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