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감식전문가로 60~70년대 우리나라 대형화재 감식 도맡아

‘불박사’로 알려진 지영대씨가 지난 16일 별세했다.

지영대씨는 통영읍장을 지낸 지두호씨의 아들로 태어나 통영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대학원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공군장교로 복무하고 전역 후 화재관련 공부를 시작해 1960년대와 1970년대 화재감식 전문가로 활동했다.

경찰전문학교 교수와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대형화재 현장에는 지박사의 감식결과가 꼭 필요할 정도로 화재감식분야의 선두주자로 활동했다. 대한소방학회 회장을 지냈다.

한려개발 사장을 지내면서 지역의 관광산업에도 역할을 담당했다. 고향 통영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지영대씨는 “간부회의를 하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담배 피는 이들이 회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고 사장과 같이 맞담배를 피워가면서 회의하게 했더니 멋진 아이디어는 물론 진진한 회의가 됐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지 박사는 늘그막에 천주교에 입문해 “모두가 내탓이요”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늘 배려하는 신사로 알려져 있다.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용남면 자신의 집이 거제대교에 편입되자 공무원에게 부담되는게 싫다며 부지보상가는 주는 대로 받은 일화도 전한다. 또한 소방서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 크레인 도입보다는 건물 내부의 소방시설을 확대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고향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많은 증언과 자료를 제공했으며, 언제나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나눔을 실천했다.

한때 한산신문 고문으로 위촉되어 풀뿌리 지역신문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으며, 재경향인과의 연결고리 역할과 역사기획에 많은 조언을 주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한산신문을 통해 고향소식을 꿰뚫고 있었으며, 내용이 다를 때는 언제나 전화로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전명옥씨, 아들 지용현·지성현(가미통상 사장)·지정신씨와 사위로 장준(롯데쇼핑 상무)씨, 며느리로는 김경미·왕기미씨가 있다. 지난 1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인하여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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