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100수연

“정말로 고맙고, 고맙다” 기력이 모자라 침상에 누운 할머니가 어렵사리 입술을 떼고 감사의 말을 하자, 100수 생신을 축하하려 모인 시민들은 감동과 송구스러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

역사의 고난을 겪은 뒤 일본제국주의의 악행을 증언하며 인권과 평화의 거울로 살아온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100수를 맞았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은 시흥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와 함께 지난 14일 통영노인전문병원 강당에서 김복득 할머니 100세 생신 축하연을 열었다.

시흥 추진위는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하고 남은 기금을 지난해 11월 통영거제시민모임에 전달,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관련 기록물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 모금운동에 참여하며 양 지역 시민단체가 연결됐다.

이날 축하연은 역사의 증인이자 아시아 평화와 인권을 위해 걸어온 김 할머니의 여정을 담은 영상 상영, 함께하는 시민들의 헌주 및 큰절, 촛불 점화와 생신 축가 합창, 꽃다발 증정 등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진행되었다.

충무초등학교 권요한 학생은 축시 낭송에서 “할머니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며, 잊지 않고 기억해서 할머니의 간절한 호소와 외침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지금도 힘들고 아픔이 있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할머니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며 뭔가 잘못된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좌중을 감동에 젖게 했다.

이외에도 통영고등학교 풍물패 ‘추임새’, 통영여고 청소년정치외교연합 동아리, 민중가수 임정득,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페루공동체’, 전 민예총 이사장 고승하씨 등이 노래와 율동으로 김복득 할머니의 100수를 축하했다.

이날 축하연에는 통영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도 참석해 “일본 정부가 돈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흥정하려 했고, 현 정권이 화해치유재단을 만들어 할머니들한테 돈을 전달하는 것에 대해 김복득 할머니는 명백히 반대하셨다”며 “할머니의 100수를 축하드리며, 역사적 정의 바로세우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복득 할머니는 1918년 통영 출생으로 현재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경남 최고령, 전국 두 번째 고령자이다. 1994년 정부에 일본군‘위안부’피해자로 신고 등록한 뒤,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 참가는 물론 일본 나고야, 오사카 집회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의 악행을 증언하고 아시아 인권과 평화의 거울로서 활동해 왔다.

지난 2013년에는 피해자 추모비 건립에 200만원 기부, 경남일본군위안부역사관 건립기금에 2,000만원을 기증했으며, 통영 학생들을 위해서도 장학금을 내놓은 바 있다.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
김복득 할머니

 

 

 

 

 

충무초등학교 권요한 학생

 

전현희 의원 방문

 

축하공연

 

"너무 고맙다"

 

통영여고 학생들의 축하

한편, 백수연에 앞서 지난 13일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CBS인터뷰에서 “화해치유재단이 김복득 할머니에게 여러 차례 찾아와 ‘일본이 준 돈을 받으라’고 강요했고, 그 충격으로 할머니는 한때 의식을 잃고 발작까지 일으켰다”고 밝혔다.

송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화해치유재단 관계자가 병원을 찾아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할머니에게까지 ‘돈 1억 준다 받아라’고 이야기했으며, 난데없는 방문에 당황한 할머니는 재단 측이 다녀간 그날 밤 착란 증세를 일으켰고 다음날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정부가 추악한 12.28 합의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여명 위안부 피해자가 위로금을 받았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는데, 그 이면에는 이런 비열한 작태가 있었다. 어느 나라 정부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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