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폐조선소 부지의 관광자원화를 주제로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과거 경남과 국가 경제를 선도해왔던 조선업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통영지역도 중소 조선소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습니다. 1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생활해오면서 지역 경제를 이끌어 온 조선소들이 텅 비워짐에 따라, 인근 상가들의 셔터도 굳게 내려졌고, 인적이 드물어 황량하기까지 합니다.

바다 건너에서도 볼 수 있는 25만㎡에 달하는 폐조선소 부지와 수십 개의 크레인들은 조선업의 몰락을 상징이나 하듯, 도시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통영 도남동 내에 남겨진 광활한 3개 폐조선소 부지를 이대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며,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조치 방안을 마련해내야 합니다.

때마침, 정부는 지난달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제11회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통영·거제·고흥·여수 등 남해안 8개 시군을 묶어 남해안 일대를 광역 관광지로 조성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거제∼고흥 간 해안도로 끝단을 연결한 483㎞ 길이의 '쪽빛너울길'을 조성하고, 주요 해안경관 포인트에 건축, 조경, 설치미술이 결합된 전망대와 공원을 설치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한려수도와 여러 섬을 잇는 크루즈와 항공투어를 함께 활성화해 다양한 볼거리를 조성하는 등 남해안 지역을 대한민국의 대표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와 LH,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영개발 방식을 통해, 폐조선소 부지를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사업구조를 마련하여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통영시는 폐조선소들의 처리방안을 놓고 예산부족 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 현실인데, 정부의 이런 정책방향은 마치 통영을 위해서 만들어진 정책인 듯, 매우 시의 적절하고 크게 환영할 일입니다.

그동안 도가 자체적으로 남해안 관광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범정부적 사업으로 확대된다면, 남해안을 관광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1980년대 말 스웨덴 남쪽 끝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말뫼시는 지역경제의 중심이던 조선업이 쇠퇴하면서 도시 쇠락의 위기를 마주했고, 대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처분한 일로 국내에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이야기까지 듣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말뫼시는 여기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덴마크까지 연결되는 8km 가량의 다리를 건설해 바닷길을 이어, 이를 관광상품화 하였고, 정보통신, 바이오 및 신재생에너지 등의 신사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로, 말뫼시가 유럽을 대표하는 생태관광 도시로 새롭게 부활하는 영광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우리 경남도도 스웨덴 말뫼의 부활 신화를 교훈 삼아 통영을 남해안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남해안 발전 거점 조성방안'의 기본구상 수립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는 개별 사업에 대한 실행계획 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경남도는 정부의 기본구상에 우리 지역 폐조선소 관광자원화 방안이 반드시 포함되고, 차기 정부에서도 연속성을 가지고 사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관계부처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면밀하게 협조해나가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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