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습지교사입니다. 꽤 오랜 시간 학습지 수업을 했고, 실은 아동학을 전공했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접하며 아이들에게도 학모에게도 독서를 권하거나 독서법을 알려왔습니다.

직업도 직업이지만 제가 책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은 지인들은 제게 책을 추천해 달라거나 독서법에 관하여 묻는 경우가 곧잘 있는데, 실은 참으로 난감한 질문입니다.

책은 종류도 다양하며 책을 읽을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없으므로 거의 추천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는 당신을 잘 모르므로 책을 추천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라고 딱 잘라 말하고 싶지만, 글쎄요 라며 얼버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다릅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도통 아이는 책에 흥미가 없다라고 할 경우 몇 가지 방법을 소개 해주곤 합니다. 실은 아이 스스로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지지 않는 이상 방법은 없습니다. 옛날과 다르게 재미있는 것이 이렇게도 많은 세상에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아이들은 충분히 재미있는데 굳이 책을 손에 들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것! 그게 방법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심각하게(?) 바쁘셨기 때문에 혼자 노는 법을 터득해야 했습니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에 흥미가 약했던 저는 혼자 놀며 재미있는 방법을 찾던 중 식당을 하던 아버지 가게에 매일 아침 배달되어 오는 스포츠신문에 매료되었습니다. 매일 연재되던 만화는 어린이용이 아니었기에 더 흥미로왔습니다.

한동안 연재되는 만화에 빠져서 신문읽기를 했지만 그 양이 너무나 적었기에 어느 순간 연재소설에도 눈이 가게 되었고, 자극적인 사진과 함께 실리는 스포츠 기사나 연예부 기사 읽는 것에도 재미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신문을 통해 이야깃거리를 제공받았던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 이야기꾼 역할을 맡게 되고 또래 관계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에 독서의 시발점이 스포츠신문, 추리소설이었습니다만, 내 아이의 독서의 시작점은 아이의 개성이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요? 내 아이가 가장 좋아할 만한 책을 함께 읽어 주시고 이야기를 나누어주세요.

똑같은 이야기를 TV만화를 통해 보는 것과 부모와 함께 읽어서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야기를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눈 후 함께 그림을 그려서 남겼느냐, 혹은 함께 독서일기를 써보았느냐 라는 것도 아이에겐 다르게 기억됩니다.

인간의 기억은 흔적을 남기느냐 남기지 않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다르게 기억이 되며 아이의 기억은 학습법으로 발전됩니다.

부모는 거실에서 50인치 대형TV를 틀어놓고 보면서 방에 들어가서 너는 책 읽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 아이러니한 광경 아닐까요? 아이도 TV가 보고 싶을 것입니다. 엄마는 스마트폰 보고 있으면서 아이에게 네 방에 가서 숙제 하라는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을까요?

엄마랑 함께 책 읽는 시간 이건 그냥 함께 하는 것 자체로도 행복한 시간입니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내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들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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