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신입생 걱정? 더럭분교에서 만큼은 '남 이야기'

제주시 애월읍 26개 리 가운데 하나로 제주시 서남쪽 19km 지점에 위치한 하가리.

마을 이름은 상가리와 함께 가락(하가락) 더럭(하더럭)이라 불리기도 한 마을에는 현재 500여 명의 주민이 모여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한 때 이농현상이 두드러져 젊은이는 물론 주민수가 급격히 줄어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당시 더럭국민학교)가 폐교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힘을 모아 임대주택을 마련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취학아동 가족을 모집하는 등 '학교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1996년 전교생 46명으로 초등학교에서 분교장으로 격하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2017년 올해 전교생 97명, 초등학교 격상을 앞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제주도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의 저력은 무엇일까?

과거의 하가국민학교, 현재의 더럭분교
1946년 하가국민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고 당시 100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현재의 더럭분교는 1951년 18명의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1954년 더럭국민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1979년에는 학생 수가 358명으로 불어나고 1984년에는 병설유치원이 개원 되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고 1991년에는 100명 미만으로 학생 수가 감소, 결국 1996년 46명의 학생들만이 학교를 지키며 분교장으로 격하됐다.

2009년에는 학생 수가 17명까지 감소하는 등 폐교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12년 40명, 2013년 60명, 2016년 6학급 80명까지 증가, 2017년 올해는 97명의 학생들이 더럭분교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학교가 제주시내에서 20여km 떨어진 농촌마을에 위치해, 소음이 없고 환경이 깨끗하며 특히 학교 주변 유해업소가 없는 최상의 환경을 자랑하는 더럭분교.

하지만 중산간 마을에 자리해 대중교통 운행 편수가 적어 주변 문화시설 이용에 어려움이 있고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가 적은 것도 사실, 대신 학부모 및 지역사회가 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학교와의 협조 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다.

현재 더럭분교의 졸업회수는 총 67회, 남학생 1,024명, 여학생 948명, 총 1,958명의 학생들이 졸업생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청소년제주특별자치도연맹 아람단.


마을주민들의 학교살리기 운동 및 삼성전자 HD슈퍼 아몰레드 컬러 프로젝트 선정
이농현상과 저출산이 맞물리면서 2009년 학교 존폐의 위기를 맞은 더럭분교를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학교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학교살리기용 공동주택 사업을 실시했고, 11억원(제주도 4억원, 자부담 7억원)을 들여 2011년 '연화주택'이라는 다세대 주택 10가구를 완공했다. 100㎡(30평형) 8세대, 85㎡(26평형) 2세대 등 모두 10세대 규모로 지어졌으며, 2014년 12월 마을 다세대 주택 10가구를 추가로 완공, 총 20세대가 살 수 있는 거주공간이 마련됐다.

마을에서 빈집 리모델링 및 빌라를 신축해 주택 제공 및 임대주택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며 당시 초등학교 자녀 2명 이상을 둔 가족에 한해 보증금 연 200만원, 관리비 연 250만원을 조건으로 입주민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신청이 이어졌다.

특히 주민들은 이와 별도로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빈집을 알선하는 한편 마을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했다.

이에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던 하가리에도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했고, 외지에서 젊은 가족들이 들어오면서 폐교 위기에 놓였던 더럭분교는 되살아나고 마을 인구도 자연스레 늘었다.

2012년에는 삼성전자가 'HD슈퍼아몰레드 컬러 프로젝트' 광고 일환으로 더럭분교에 아름다운 색을 입혔다. '색채 지리학'의 창시자 장 필립 랑클로(Jean Philippe Lenclos)가 함께해 화제가 되면서 더럭분교는 하가리의 최고 명물로 재탄생됐다.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 휴대폰 CF 광고촬영지로 소개되면서 학교 인지도가 상승, 학교방문객의 SNS를 통한 홍보 역시 동시에 이뤄졌다.

현재 더럭분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평일에는 오후 6시 이후와 주말을 이용해 학교를 개방하고 있으며 학교를 둘러싼 자체 탐방로를 만들어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세월호 추모공연을 펼친 학생들.
학생들이 직접 가꾸는 학교 텃밭.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및 또 다른 희망을 꿈꾸며
더럭분교는 '두근거리는 배움을 함께 찾아가는 행복한 학교'라는 학교장의 비전 아래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의적인 학생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을 중점 실천과제로 삼고 있다.

나아가 특색교육으로 '두드림을 통한 감성교육'은 더럭 행복 두드림 나르샤 동아리 및 방과후 학교 운영과 연계해 즐거운 승무북가락 연주를 통해 학생 상호간의 우애와 협동심 함양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특히 음악을 즐기고 생활화해 풍부한 감성표현과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음악교육을 펼치는 동시 지역사회 및 기관 초청 공연, 찾아가는 문화예술동아리 공연, 재능나눔기부 행사 등 다양한 대외공연에도 참가하고 있다.

또 '차와 함께하는 마음공부'는 주1회 월요일 아침, 차와 함께하는 마음 다스리기 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칭찬 릴레이, 좋은 이야기 들려주고 나누기, 마음 다스리기, 웃음운동 중심의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텃밭교육으로는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생명존중과 함께 협동심 기르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더럭분교만의 특색 교육 활동이 진행 중이다.

이로써 더럭분교는 귀농인구의 증가 및 학부모들의 특색 있는 교육 요구에 부응하고 있으며 밝고 건강한 학교 문화 및 창의·인성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더욱이 △독도교육실천연구회 조직 및 운영 △한국청소년제주특별자치도연맹 아람단 활동 △유해환경개선을 위한 YP(청소년스스로지킴이) 동아리 운영 △The Luck 교원 동아리 활동을 통한 창의인성교육 역량 강화 △줄넘기를 통한 공동체 의식 강화 등 인성교육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더럭분교, 전통을 가진 학교로 만들고 싶다"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 김진희 교감


더럭분교에서 올해 2년차 근무 중인 김진희 교감은 분교는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춘 학교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또한 학교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쏟아지는 민원에도 불구, 교육은 분리되는 것이 아닌 함께, 또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학부모들이 염려하는 학생들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작은 학교이기에 응집력이 강한 반면 90% 이상이 외지에서 제주를 찾은 이들로 결속력이 약해 지역사회와 학교의 분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김진희 교감은 "분교라고 해서 학생 수를 늘리는 것에만 치중하면 안된다. 학생, 학부모, 지역민들이 애착을 갖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외지에서 사람들을 불러오기보다는 더럭분교 졸업생들의 자녀들이 대를 이어 더럭분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다도교육, 승무북교육 등 더럭분교 만의 특화된 교육을 통해 전통을 가진 학교로서의 고민이 지속돼야 하고 소규모학교로서 제 몫을 다하는 것, 그것이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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