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재단 17일 한국문화의집 남해안별신굿 7시간 굿판
통영 현존 마지막 동제 한산도 죽도마을 별신굿, 서울서 재현
좌우밥상, 문서함 지동궤, 마을 화폐…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

한때 삼치 하나로 통영 제일의 부촌으로 손꼽혔던 한산도 죽도마을, 이른바 댓섬.

그 마을에는 마을이 처음 형성됐을 때부터 마을의 대소사를 기록한 문서 등을 간직해온 '지동궤'라는 특별한 함이 있다.

그 안에는 마을의 큰 일 중 하나인 별신굿의 거리와 굿상에 대한 기록들이 문서로 담겨 있어, 남해안 사람들은 별신굿이 열릴 때면 마을의 역사와 같은 지동궤를 제청에 모셔두고 성대하게 지동굿을 지내왔다.

2017년 6월 17일 오후 3시. 남해안의 머나먼 섬, 통영 죽도의 300년 역사를 간직한 지동궤를 서울로 옮겨와 도심 한가운데에서 남해안의 지동굿을 직접 볼 수 있는 특별한 판이 펼쳐진다.

한려수도의 마지막 세습무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의 정영만이 이끄는 7시간의 굿판과 함께 이 마을의 살아 숨 쉬는 역사 좌우밥상, 마을 화폐, 마을의 오랜 역사 지동궤가 총 출동한다.

물론 굿판의 주인공인 마을 주민 30여 명도 서울 굿판에 참여, 함께 무대를 빛낸다.

통영 현존 마지막 동제인 한산면 죽도의 굿판은 중요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보존회(회장 정영만)와 통영시 한산면 죽도마을(이장 정지홍) 주민이 모두 동참, 바다를 생계 수단으로 살아온 마을 주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이다.

통영 삼현육각의 연주에 따라 무녀의 수준 높은 사설과 춤이 어우러진 3백년 전통의 한산도 댓섬(竹島) 동제는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진행됐다.

신에게 굿을 예고하는 위만제를 시작으로 들맞이 당산굿, 부정굿, 제석굿, 선왕굿, 가망굿, 용왕굿, 고금역대, 열두축문, 마을의 동태부 신령을 위무하는 큰굿 등으로 굿판을 진행하는 어촌굿판의 원형이다.

또 우리 민족 고유의 전승신앙인 동제인 당산굿의 일종으로 부락 공동체의 화합과 풍어를 기원하는 토속 신앙의 재조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술적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받아 죽도 별신굿을 연구한 논문도 나왔고, 굿판에는 마을사람 보다 학자와 취재진이 더 많을 정도로 소문이 자자하다.

별신굿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는 마을 수호신인 서낭신, 마을입구를 지키는 장승, 손님(마마신), 제석 등 신령과 원령, 잡귀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러서 제물을 진설하여 오신(娛神)을 베풀어서 마을 최대 축제의 장으로 승화한다.

특히 댓섬 굿판에서는 환갑잔치처럼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을 위한 큰상을 따로 차리고 술잔을 부어 조상과 웃어른들을 대접하는 '좌우밥상' 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접목돼 있다.

고상밥에다 떡을 얹은 숟가락이 꼿꼿이 서 있는 자태하며, 집마다의 큰 고기(생선)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밥상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하나의 잔치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굿판이 열리는 날 이 마을 자체 화폐가 발행, 통용된다.

이 동제에 대한 기록은 '죽도 마을 지동궤' 문서를 보면 굿장을 본 기록과 행사 내용, 그리고 고종황제가 굿을 허락한 문서, 나라에서 쌀을 지원한 내력 등 3백년 전통이 그대로 묻어난다.
이번 서울 무대에서는 7시간 굿판으로 판을 벌인다.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정영만 보유자가 앞장서고 김평숙 정석진 이현호 정은주 정승훈 이선희 김성훈 신승균 이호윤 김동윤 공임정 하미연 이수자와 하선주 심민서 김보미 이정민 김준호 전시현 허유진 전수자가 총 출동한다.

문화예술계의 입담 진옥섭 선생이 예술감독을 맡고 찔래꽃의 장사익 선생이 캘리그라피를 담당, 멋진 한판을 연다.

또 남해안별신굿을 오랫동안 연구한 동아대학교 이훈상 교수가 학술과 민속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지동궤의 의미와 남해안별신굿에 관한 해설을 하는 귀한 자리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한 이 무대는 17일 오후 3시 한국문화의집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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