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영거리 중앙지하주차장 조성 진출입로 논란, "보행 동선 끊긴다"지적도

 
▲ 통제영거리 및 중앙지하주차장 사업부지. 구 봉래극장 터

옛 봉래극장을 허문 터에 관광시설 ‘통제영거리’와 지하주차장이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정작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 유적지 ‘남문’은 통제영거리 조성사업에서 홀대받고, 지난해 사업계획보고회부터 제기돼 온 정체성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통제영거리사업 및 중앙시장 주차장 대체주차장을 위해 봉래극장 터 지하에 조성하는 주차장의 진출입로가 통제영 남문에 지나치게 가까우며, 보행자 동선이 끊어진다는 문제다.

통제영의 실제 유적인 남문성터가 통제영거리 조성사업에 소외되고 있다며, 남문이 공간 배치에 중심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지난 5일 통영시는 김동진 시장 주재로 ‘통제영거리 및 중앙지하주차장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중간설계 보고회를 통영시청에서 개최했다. 

설계 용역에는 (주)선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무소, (주)해진엔지니어링, (주)정림이엔씨 건축사사무소가 참여했으며 보고회 브리핑은 선진엔지니어링 배상훈 상무가 진행했다.

사업계획 보고에 따르면, 통제영거리 및 중앙지하주차장은 문화동 159번지 일원 6천67㎡(1천835평)에 조성되며 지하 1,2층에 장애인, 임산부, 주차 8대를 포함 총 21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든다.

지상 시설물은 1층 건물 병영체험관(360㎡), 2층 건물 역사홍보관(1천300㎡)이 조성된다. 역사홍보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시청각실, 휴게실, 뮤지엄샵으로 구성되고, 병영체험관은 병영생활테마관, 음식테마관, 전통문화테마관이 운영된다.

지하주차장은 현 기준을 적용할 때  210면이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새 기준을 적용하면 200면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올해 안에 일반 주차 칸 폭을 2.5m로 20cm 늘리고, 50면 이상 주차장에 의무 배치되는 확장 주차 칸 폭도 2.6m로 10cm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가장 논란이 된 것은 통제영거리 지하주차장 진·출입로 위치 문제다.

설계용역사는 주차장 차량 진출입구를 '역사홍보관' 건물 아래에서 충무교회 방면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배치는 차량 진출입구가 통제영 유적 남문복원(예정)지에 약  40m 거리로 통제영 남문(청남루)을 위한 공간이 협소해진다는 지적이다. 진출입하는 차량과 남문성터와의 거리는 실제로는 25~30m가 된다.

이에 강근식 의원은 "주차장 진출입이 제일 문제일 것 같은데 충분히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만옥 의원은 "통제영 남문 복원에 따라 세병관과의 동선 연결이 가장 중요한데, 계획도를 보면 조화롭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출입로가 잘못 설정되면 앞으로 시민들의 큰 질책이 이어질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주차장만 하고 다른 건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통제영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통제영다운 모습이 돼야 할텐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배윤주 의원은 "저 또한 진출입로 문제가 걱정이다. 주차장이 다급하다 보니 이렇게 한 것 같은데, 병선마당에서 남문을 거쳐서 세병관 통제영까지 걷는 동선을 생각한다면 남문 위치에 차도를 배치한 것은 잘못됐다"며 "2차선 차도가 통제영거리 내부에 배치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만옥 의원은 다시 "남문을 복원하면 이를 중심으로 주변 공간이 배치되어야 한다.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되어서야 하겠는가"라며, 통제영거리 사업의 선후관계가 잘못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용역사 및 통영시 관련 부서는 "통제영 남문에서 세병관까지 이어지는 중심축은 충분히 고려했다"며 "주차장 진출입로 10여 가지 안을 놓고 검토했으나, 이 방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중앙간선도로변 건물 수용보상을 거부하여 토지 매입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진 시장도 "제일약국 매입해서 들어가면 좋겠다 했는데 매입이 안되고, 그러다 보니 나름 현실적인 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안으로 본다"고 거들었다.

시와 용역사는 "보행 동선이 끊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으나, 계획도에 따르면 관광객과 시민은 지하주차장을 드나드는 차량을 사이로 건널목을 건너야 통제영거리 시설을 방문하거나 통제영 세병관으로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용역보고회가 김 시장의 마무리발언으로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과 담당 부서장, 용역사 관계자 사이에 지하주차장 진·출입로 논쟁이 이어졌으며, 곧이어 김만옥 의원은 관련 부서장과 함께 통제영거리 현장을 방문해 진출입로 대안 마련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통제영거리 중앙지하주차장은 강구안 친수공간 사업에 따라 폐쇄되는 강구안 중앙시장 주차장의 대체주차장 역할을 하게 된다. 통영시는 오는 10월까지 설계용역을 마무리하고 대체주차장 조성이 늦지 않도록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