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조사설명회 어민들이 개최, 잔류염소 가스공사 배출 비중 8.33%~33.33%

“가스공사기지 염소피해 영향권은 7km에 달하며, 염소배출시기와 비배출시 해역에 염소농도 차이 크다”

- 가스공사어업피해조사용역 한국해양대학 송영채 교수

가스공사통영기지가 염소피해 용역조사보고회를 열지 않자 결국 어민들이 나서서 보고회를 개최했다.

통영고성거제 어업피해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굴수협 3층 강당에서 ‘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가동으로 인한 소음 및 염소 어업피해 용역조사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용역조사설명회는 가스공사측이 한국해양대학교의 용역조사보고서를 비공개하고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자, 당초 가스공사측이 열어야 할 보고회 대신 어업피해대책위에서 마련한 것이다.

이날 설명회는 김덕철 통영수협장, 장경일 굴수협 상임이사를 비롯해 통영 거제 고성 어민 1300여명이 참석해 굴수협 강당이 만원을 이루었으며, 김윤근 도의원, 시의회 유정철 의장, 강정관, 배윤주, 전병일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도 다수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 운영 및 제2선좌 건설 공사와 관련한 염소와 소음 어업피해조사용역’은 잔류염소 및 수중소음이 수산자원의 생장 및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어업 생산감소율을 산정해 어업피해 보상의 근거로 활용하고자 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송영채 교수 등이 맡은 조사용역은 지난 2015년 4월~10월까지 18개월간에서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장, 그리고 3월까지 2개월 추가 연장돼 진행됐다.

염소피해조사는 통영LNG생산기지 인근 해역에 48지점의 표층, 중층, 저층에 대해 월별 2회 총 24회에 걸쳐 잔류염소 등을 측정했다. 또한 3곳을 지정해 8회에 걸쳐 대조기와 소조기의 1~2시간 연속 측정도 가졌다.

조사결과 통영LNG생산기지에서 동쪽 방향으로 2km 범위까지는 0.03ppm, 3~4km까지는 0.02ppm, 그리고 평균 7km 범위까지는 0.01ppm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스공사통영기지는 어업피해조사용역이 개시 직후 2015년 6월~9월 동안 염소를 배출하지 않았는데, 염소를 배출하지 않은 기간과 배출한 기간 주변 해역의 염소 농도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해양대학교 송영채 교수

송영채 교수는 “염소 배출한 시기가 배출하지 않은 시기보다 주변해역에 염소농도가 더 높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며 “배출시기에 가스공사 주변해역에 염소농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염소배출전 2개월과 배출후 2개월을 비교해 봐도 염소농도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염소로 인한 어업생산 감소 부분은 오염물질확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사가 이루어졌다.

잔류염소 0.12ppm을 기준으로 어업피해율은 어류 등 유영동물이 7.75%이며, 패류 등 정착동물은 10.03%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7km이내 해역의 잔류염소농도 0.12ppm에 대한 가스공사 배출염소의 기여도가 최소 8.33%에서 최대 33.33%으로 제시되어, 일부 어업인들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화삼어촌계 지욱철 어촌계장은 “0.12ppm중 가스공사 염소배출 기여분 비중이 10분의 1 수준인 0.01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건 의아한 부분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송영채 교수는 “전체 해역의 염소 농도가 높은 편인데 0.12 중 0.01은 유의미한 수치이며, 충분히 해양생물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라며, 7km이내 해역 잔류염소에 가스공사 배출분이 최소 0.01ppm(8.33%) 이상임을 밝혔다.

LNG수송선박운항과 제2선좌 건설 소음에 따른 어업생산감소율도 공개됐다.

특히 마을, 양식, 잠수기, 나잠, 종묘 등 정착동물의 경우 선박운항 소음에 따른 감소율은 소음구간별로 최소 1.15%~ 최대 7.20%, 제2선좌 건설에 따른 감소율은 최소 24.7%~ 최대 41.51%로 나타났다.

제2선좌건설에 따른 소음영향권은 통영기지로부터 반경 약 2.3km, LNG선 운항 소음영향권은 운항경로에서 좌우 약 1.3km이다.

발표 이후 손병일 어업피해 거통고총괄대책위원장은 “지난 2015년 어업피해 조사용역이 시작되자 가스공사 통영기지가 염소 방류를 중단한 것도 공교로운 일이다. 염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던 시기와 조사시기가 달랐던 것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라며 “하지만 오히려 염소 방류를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염소 농도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게 됐다”라고 꼬집었다.

지홍태 진해만굴어업피해대책위원장은 “염소피해 보상 선례가 없다 보니 가스공사를 선례가 되지 않으려고 일을 질질 끌고 있는 것 같다. 조사용역보고서 채택을 자꾸 거부하는 건 법정으로 이 사안을 끌고가서 유리한 쪽으로 끝맺으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통영어업피해대책위 박태곤 위원장은 “가스공사가 조사용역을 줘놓고 그 결과를 자꾸 거부하고 승인을 안하고 있으니 어민들은 가스공사에 불신이 쌓일 수 밖에 없다”며 “오늘 참석 많이 하셨는데 어민 여러분이 앞으로도 단합된 힘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는 지난 2002년 10월부터 가동됐으며, 안정만을 중심으로 통영, 고성, 거제 어민들은 가스공사통영기지로 인한 어업피해를 주장해 왔다. 건설 과정의 소음과 진동, 부유사 확산을 비롯해 가동 후 배출되는 냉배수와 취수 과정에서 부착생물 제거를 위해 투입되는 염소로 인해 어업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안정만을 중심으로 어업인들이 집단 반발, 대책위를 구성하고 한국가스공사 본사 상경 시위까지 이어졌다. 2011년과 2013년 피해조사용역이 진행되고 보고서가 두차례 작성, 제출됐으나 가스공사가 2011년은 승인 거부, 2013년에도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결국 염소 및 소음 부분은 별도로 2015년부터 재조사가 진행됐다.

올해 초 마무리된 3차 조사결과가 지난 3월 7일 가스공사통영기지에 전달됐으나 이 조사보고서마저도 최종 승인을 거부하고 설명회 개최를 회피하자 결국 어민단체가 나서서 지난 11일 보고회를 가지게 됐다.

김윤근 도의원
통영어업피해대책위 박태곤 위원장
진해만 굴어업피해대책위 지홍태 위원장
고성어업피해대책위 손병일 위원장 (거통고 총괄 어업피해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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