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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밥 한끼 먹고 싶습니다”거리로 나선 집배원들, “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우정노조 결의대회

거리로 나선 집배원들, “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우정노조 결의대회

최근 5년간 70여명 목숨 잃어, 하루 평균 주행거리 80~100km, 장시간 중노동

 

“우정노동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죽어 나가야 우정사업본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가 정신을 차린단 말입니까”

과로사·돌연사·자살·사고사로 최근 5년간 집배원 70여명이 사망했고 이중 15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만 12명의 집배원이 과로사 돌연사 등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우정사업본부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자 우정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지난 8일 오후 7시 10분. 모든 일과가 끝나고 통영우체국 노동조합 집배원 40여명이 통영우체국 정문에 모였다. 전국우정노조 통영우체국 지부(위원장 정석봉)가 개최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이다. 노동자들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며 “과로사를 근절하기 위해 부족한 집배 인력 3천600명을 당장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우정사업본부와 정보통신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석봉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와 정보통신부는 우정노동자의 죽음 행렬이 이어지는데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등기와 소포 물량이 늘었음에도 오히려 우편사업이 적자라는 논리를 내세워 결원이 생겨도 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정석봉 위원장은 “절대적인 인력부족으로 새벽 5시부터 업무를 시작해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택배물량증가, 신도시 신설, 1인가구 급증 등으로 전국 600여 곳이 배달 주행거리가 하루 평균 80~100km 이상 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인력증원은 커녕 우편사업 적자 논란만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랐다. 장시간 중노동으로 짓눌려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밥 한끼 제대로 못하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더 이상 우정사업 본부에 우리의 생존을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집배원들은 “죽도록 일만 한 결과 돌아온 것은 동료들을 죽음이었다”며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5년간 사망한 집배원은 70여명이다. 노조는 “정보통신부 장관과 우정사업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집배원 3천600명 증원과 과로사 근절을 위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투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정원 대비 부족한 우정직 인력 충원 △상시계약집배원·우체국 택배원 전원 정규직화 △별정우체국 직원 경력직 공무원화 △무료노동, 임금착취 중단 △근로기준법 제59조 특례조항 통신업(우편업) 제외 △소요인력산출시스템 및 집배부하량시스템 폐지 △적자 원인 관리직 편제 1/3 축소와 2선 3선 줄여 현장에 투입 △집배원 과로사 근절을 위한 우체국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한편, 우정본부는 올해 6월 집배원 근로시간단축 대책을 내놓고 “모든 집배원이 주당 52시간 이내로 근무할 수 있도록 2018년까지 소요인력을 증원하겠다”며 “집배부하량 시스템에 의거해 부족한 집배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우정본부의 집배부하량 산출 시스템에 따르면 소요인원 대비 현 인원은 적정한 상태다. 증원 없이 인력 재배치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성병원 기자>

 

 

성병원 기자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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