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통영장학금 미술부문 수혜자 장민경씨

자기소개를 한다면

통영에서 나고 자란 스물다섯살 장민경이다. 어릴 때 살던 곳이 중앙동 이다보니 고향을 떠올리면 동네 풍경이 주로 생각난다. 강구안 앞으로 줄지어 정박된 어선들, 생선 든 대야와 스티로폼을 이고 지며 가던 사람들, 그 위로는 흰 갈매기들이 끼룩거리며 날아다녔고, 그 아래에서 친구들과 뛰놀았다. 그 시절 제가 본 강구안 풍경이 제 속에 많이 녹아든 것 같다. 현재는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며 수료를 한 상태다. 일상적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과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를 계속해서 공부할 예정이고, 지금 중심적으로 고민하는 쪽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과 공부하는 분야는

통영장학금 수혜 지원분야가 좁게 한정되어 있다보니 ‘미술 분야’로 된 것이긴 하나, 구체적으로 보면 ‘영화’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고 있다. 평소에는 다큐멘터리 자체보다는 사회과학, 철학에 관해 주로 공부하며, 요즘은 이미지에 대한 책들을 보고 있다. 강연, 세미나, 개인적 독서를 통해 공부 중이다.

활동으로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질문하고 촬영하고 있다. 정치적, 경제적 현실이나, 특정 매체들에 의해 이미지가 왜곡된 사람과 장소의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고 확장시킬 수 있도록 촬영, 편집하는 방법들을 학습중이다. 이론이나 연구 자료를 공부하는 것은 제가 영화로 이미지를 구성해낼 때, 보다 윤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분야(대학체제의 문제와 가능성)를 촬영 하는 것도 있으나, (현재 활동 중인) 의문사 관련 프로젝트 팀 등에서 다른 분들과 공동으로 작업하기도 한다.

영화 공부 계기는

시작은 그저 재미였다. 중2때 시험을 망친 저에게 부모님은 핸디캠(시험을 잘 쳤을 경우의 상품이었던)을 사주셨고, 그 것은 오랫동안 저의 좋은 친구였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놀러가서도, 주변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을 자연스레 즐겼다. 촬영을 좋아하다보니, 재밌게 편집하고 싶었고, 이문당 서점에서 편집프로그램 독학 책을 하나 사서 공부해나갔다. 글 쓰는 것도 좋아했기에 중3 여름방학 즈음에는 혼자 짧은 시나리오들을 써서 촬영을 시도해봤다.

특히 고2때 부원들을 모집해 만든 영화 동아리 CLIP에서 단편영화를 제작하면서부터 영화 공부에 몰입했다. 당시 작품은 제10회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과 제13회YMCA청소년영상페스티벌에서 각각 대상과 은빛작품상을 받았다.

장학금, 어떤 도움 됐는지, 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

고3 수능을 마치고 찍고 싶던 영화를 만들었다. 제작비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받은 장학금을 활용해 도와준 친구들과 함께 끼니도 해결하며 적절한 장비도 구할 수 있어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시나리오 쓰는 과정에서 필요로 했던 서적들도 마음껏 살 수 있었다. 작품 자체는 습작으로 남은 것이나, 큰 경험이 됐고 이후 작업들을 해나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특히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나이에, 작품을 만드는데 재정적 문제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이다. 많은 습작과 경험은 이후 더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가는데 꼭 필요한 단계이지만, 앞서 말한 문제로 시도조차 못해보거나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비록 저는 운 좋게 혜택을 받았지만, 저로 인해 기회가 박탈된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사업이 조금 더 확대된다면, 공동체의 든든한 지지기반으로 성장할 좋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선적으로는 해당 사업의 혜택을 받도록 해주신 데 감사를 표하면서도, 이 사업의 지속과 확장에 지지를 부탁드리고 싶다.

어떤 영화인을 꿈꾸는가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를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편협하게 정의된 대상의 여러 모습을 드러내고, 그 역량을 존중하고, 혐오를 발생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감각하는데 도움 되는 영화이다. 그런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저의 진심어리고 솔직한 시선으로 만들 영화가 사회적 울림이 있었으면 한다.

또한 끊임없이 사회적 문제와 사람들 간 관계에 개입하고, 성찰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이다. 그 속에서 나름의 가능성들을 포착하고 실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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