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51페이지' 김종원 대표

책방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는 일이다. 단순히 관심사, 키워드만 가지고 추천하기보다 스몰 토크(small talk)를 거쳐야만 책 추천을 원하는 손님의 관심사에 보다 깊게 들어갈 수 있다.

맛있는 커피, 맛없는 커피. 골고루 많이 먹어본 사람이 최고의 바리스타 자리에 올라간다.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책만 읽는 사람 보다 다양한 책을 접한 사람이 결국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책을 찾아낼 수 있다. 추천하는 세 권의 책이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그런 출발점이면 좋겠다.

1. 인간실격, 무진기행 (민음사) '동네서점'에서만 팝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그리고 김승옥의 '무진기행' 이 두 작품은 아마도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로 추천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분들이 읽은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책의 내용보다는 최초로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아닌 '동네서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에디션으로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이다.

출판사 민음사와 편집문화실험실 장은수 대표, 동네서점 51페이지가 함께 힘을 모아 시작했고, 전국 150여 개 작은 동네서점이 참여했다. 작은 동네서점의 참여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프로젝트로, 이 글을 보신다면 바로 가까운 동네서점으로 달려가 한정판 책을 만나보길 권한다.

2. 약한 연결 (북노마드) 삶에 '노이즈'를 만들어라
제목이 말하는 약한 연결은 즉흥성, 우연성을 만드는 모든 환경과 행동을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현상을 우연성, 즉흥성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초, 중, 고등학교 생활, 대학생, 취업, 결혼, 자녀, 노후 준비.우리는 늘 표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안정적인 삶을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 표준화된 삶 속에서 우린 늘 실천하지 못한 채 새로운 변화만 갈망한다. 책에선 변화의 방법은 오로지 하나 뿐이라 이야기 한다.

-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 환경을 달리하여 사고, 발상, 욕망이 바뀔 가능성에 거는 것. 환경이요구하는자신의모습에정기적으로노이즈(noise)를 끼워 넣는 것. (약한 연결 중)
지금 만약 삶의 변화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아프다면 날씨 좋은 가을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약한 연결'을 추천한다.

- 통계적인 최적 따위는 생각하지 말고 우연에 몸을 맡기라는 것이다. 최적의 패키지를 음미한 후에 고르는 인생은 온라인 서점의 추천에 따라 책을 사는 것과 같다. '꽝'을 뽑는 일은 없겠지만 대신 '만남'도 없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어쩌다 눈에 들어와 사게 되는, 그런 우연성에 몸을 맡기는 쪽이 훨씬 풍부한 독서 경험을 가져온다. (약한 연결 중)

*서울 노원구 공릉동 경춘선철길 앞에 있는 '51page'는 맛난 커피와 마카롱, 맥주가 있는 동네책방이다. 영화 상영이나 소모임, 워크숍, 북토크를 열고 있고 최근 51page의 김대표는 동네책방에서만 살 수 있는 '쏜살 동네서점 에디션'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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