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철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

“나는 통영에서 태어났고, 나의 태권도 뿌리는 통영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슨 일이든 뿌리 없인 성장하기 힘들다. 18년간 먼 타국에서 애향심, 애국심,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고, 특히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인, 나아가 한국인 지도자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고 있는 윤순철(51) 감독의 태권도 인생은 유영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 이던 1977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큰 키를 가진데 비해 몸이 약했던 그에게 부모님은 태권도를 권하게 된다.

이후 중앙동 소재 문화체육관에서 첫 태권도 도복을 입었던 그는 중학교 진학 후 당시 태권도 선수 양성 및 배출의 산실 이었던 한려태권도에서 수련을 시작한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그의 17년 선수생활은 그에게 희로애락을 안기며 현재까지도 지도자 생활을 하며 태권도의 길을 걷고 있다.

큰 키에 다부진 체력을 자랑했던 윤순철 감독은 17년간 의 선수생활을 마감, 1993년도 뉴질랜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4년간의 지도자 생활을 해오던 그가 1996년 돌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뉴질랜드에서 4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통영에 계신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 됐다는 비보를 접하고 바로 고향 통영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사업체를 맡아 운영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버지의 사업체를 맡아 하던 일도 잠시, 윤순철 감독은 2001년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 이탈리아로 떠난다.

2001년도부터 2017년 현재까지 약 17년 동안 그는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행해오며 한국인으로서 국위선양, 나아가 고향 통영의 수많은 태권도 선후배들의 자랑이다.

17년간 이탈리아 대표 팀 감독을 맡아온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 당시 노메달로 올림픽을 마감해 겪었던 지도자로서의 패배감을 언급하며 “그 당시 경기 지도자로서 굉장한 패배감을 느꼈고 이탈리아 국가대표 감독직을 내려놓겠다는 사표까지 제출했었다. 하지만 저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왔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탈리아 대표선수 3명이 출전, 은메달을 획득했고, 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이태리에서 태권도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고, 한국 교민들 역시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매년 1~2차례 한국방문에 이어 고향 통영을 찾는 그는 “통영 출신의 선수·지도자로서 그간 통영의 태권도 활성화 및 활동에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너무 죄송스럽다. 이번에 통영에 3주간 머물며 많이 듣고 많이 봤다”며 “통영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과연 무엇을 했는지 궁금했다. 태권도를 기득권 싸움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특히 이 모든 것을 제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박스가 없다는 것이 굉장한 아쉬움으로 남았고, 컨트롤박스 역할을 통영시체육회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태권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체육관들이 살아야 한다. 초등-유소년-엘리트체육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 구성과 더불어 선배가 후배를 이끌 수 있는 엘리트체육 네트워크 구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더불어 지역의 색깔을 입힌 태권도 축제 개최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단 한 번도 고향 통영을 잊은 적 없다 자신 있게 말하는 윤순철 감독은 “현재 부모님, 형제들 모두 통영에 거주하고 있다. 저는 태권도를 위해 지방과 외국을 다녔지만 한 번도 고향을 잊은 적 없다. 지금도 얼마든지 고향 통영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봉사할 준비가 돼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동양의 나폴리 통영이라 불리는 고향에 ‘이태리 마을’ 조성을 또 다른 하나의 꿈이라고 말하는 그는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고향 통영에 이태리 마을 조성을 꿈꾸고 있다. 이태리 거주 한국 교민들 역시 통영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미 다들 인정했다”며 “완벽한 도시계획을 통해 특색 있는, 문화가 공존하는 이태리 마을 조성을 위해서 차차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의 약 17년의 지도자 생활에 이어 태권도를 통한 다른 영역 개척을 꿈꾸는 윤순철 감독은 불가리아에서 태권도 교육담당자로서 제2의 인생을 맞이할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윤순철 감독은 1986년 아시아 선수권 대회 금메달, 1987년 월드컵 금메달, 1991년 세계군인선수권대회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1992년 아시아 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대표적으로 수상했고, 1986년 체육훈장 기린장, 1991년 체육훈장 거장, 2013년 올림픽 지도자 훈장수상, 2016년 문화체육부 장관 포상을 수여받았다.

2001년도부터 이탈리아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 생활을 시작으로, 이태리 한인회 수석부회장 역임(2012~2014), 유럽 한인회 총연합회 이사, 세계 태권도 연맹 굿치 협의회 부회장, 유럽 연맹 굿치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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