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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 책을 통해 예술과 산업을 담다파주시 가람도서관과 농촌진흥청 전주 농업과학도서관

기획 : 공공도서관, ‘책 읽는 도시’를 그리다
1회 : ‘책읽는도시 전주’와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
2회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공공도서관, 광진정보도서관
3회 : 도서관이 된 도시 부천, 부천시립도서관과 도서관 네트워크
4회 : ‘로컬 아카이브’ 지역 문화와 역사를 담다. 부산시민도서관과 제주한라도서관
5회 : 테마에 특화된 도서관, 파주 가람도서관과 전주 농업과학도서관
6회 : 공공도서관의 본질을 돌아보다. 군포시립 중앙도서관과 파주 교하도서관
7회 : ‘책읽는도시 통영’은 어디쯤인가. 통영시립도서관의 오늘과 내일

파주시 가람도서관 전경

1. 전국 최초 음악 특화 공공도서관, 파주 가람도서관

아시아 두 번째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통영. 지난 2015년 12월 이후 통영시를 수식하는 말 중 하나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이다.

통영을 유네스코 지정 음악도시로 이끈 것은 세계 음악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라는 점이 먼저다. 그리고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로 대표되는 통영의 음악 컨텐츠다. 남해안 별신굿, 승전무, 통영오광대 등 조선시대부터의 음악 및 공연예술의 역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수백년 전통과 거장의 유산 이외에 ‘오늘날 현재형의 통영 음악문화’는 어떨까. 오늘날을 살아가는 시민을 위한 ‘음악도시’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 해답 하나를 공공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다.

 시민 곁의 문화예술공간, 책과 음반 그리고 공연까지

지난 2014년 3월 파주시 운정지구 신도시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862m2 규모로 개관한 가람도서관은 전국 최초의 음악 특화 공공도서관이다.

2017년 8월말 기준, 총 4만3천여권(일반도서 25,430 아동도서 17,687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음악 및 예술도서는 1만권이 넘는다.

음악도서는 물론 8,500여 장의 음반(CD)과 공연실황 영상물(DVD)이 구비돼 있으며, 종합자료실 한쪽에 비치된 오디오 플레이어와 헤드폰을 이용해 원하는 음반이나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자료(도서) 서가
음악자료(비도서) 서가
음악감상을 위한 설비

대개 공공도서관 DVD 자료가 관외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음반 및 영상자료를 대출해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음악특화도서관으로서 가람도서관의 특징이다.

또한 매달 ‘이달의 음악가’를 선정해 종합자료실에서는 전시를 진행하고, 문화강연실에서는 ‘도서관 속 음악관’ 프로그램으로 이달의 음악가 오페라와 공연실황을 상영한다. 음악 관련 강연도 주기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가람도서관 이종창 관장은 “가람도서관이 음악특화도서관인 이유는 음악 관련 장서를 많이 보유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료와 장서 그 이상의 총체적인 기획이다”라며 “공공도서관이 지역사회의 핵심 문화기반시설이라는 인식 아래 도서관 조성계획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음악이 테마가 되었고, 장서와 비도서 자료 구비는 물론 개관 이후 운영까지 음악 테마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특화도서관으로서 세심한 운영은 도서관 로비에 들어서면서부터 느낄 수 있다. 계절과 시간대에 맞게 세심하게 선곡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로비가 음악감상실이나 다름없다.

10월에는 오전시간대에 ‘상쾌한 아침’ 테마로 바흐의 브란덴부르그 협주곡, 쇼팽의 왈츠,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을 들을 수 있다. 12시~2시 ‘선물같은 점심시간’ 테마로 끌로드 볼링의 재즈 피아노 트리오, 그리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뮤지컬 음악과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가 이어진다.

오후 2시~6시까지는 비발디의 사계, 슈베르트의 송어 5중주 등으로 ‘편안한 가을 오후’를 선사한다. 저녁 6시부터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쇼팽 녹턴 등으로 ‘깊어가는 가을 밤’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가람도서관은 도서관인 동시에 음악감상실, 그리고 공연장이다.

종합자료실 맞은편에는 300석 규모 콘서트홀인 ‘솔가람 아트홀’에 매달 3~4회 클래식과 재즈 영화음악 등 공연이 시민들에게 제공된다.

크지 않은 공연장이나 객석 시야와 음향조건은 지자체 문예회관 이상이며, 프로그램도 전문 공연장 수준으로 우수해 파주시민은 물론 경기도내 타 지역에서도 공연을 보러 찾아올 정도다.

솔가람아트홀 피아노 연주회
현악 사중주 콘서트

 안주하지 않는 음악특화도서관, 연구하고 발전한다

가람도서관은 음악특화도서관이라 해서 공공도서관의 기본에서 벗어난 곳은 아니다.

1층은 전체가 어린이자료실로 조성되어 아이들이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그림책과 동화책을 즐길 수 있으며, 이야기방과 수유실까지 이용자 편의를 세심하게 고려했다.

가람도서관은 아이들이 어린이자료실에서 자유롭게 책과 놀고, 부모는 음악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가족문화공간이다.

가람도서관 이종창 관장

가람도서관 이종창 관장은 “우리 가람도서관은 파주 시민들, 특히 운정지구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부응해 조성됐다. 공공도서관은 지역사회에 가장 밀접하게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람도서관은 그동안 운영 성과와 개성을 인정받아,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의 특화도서관 시범사업 중 음악특화도서관으로 선정됐다.

가람도서관은 파주시와 경기도의 설계 단계부터 음악 테마로 조성됐으나, 이번에 정부가 ‘특화도서관’으로 공인하면서 음악전문 인력과 도서관 맞춤형 통합 지원이 더해지게 됐다.

뒤이어 지난달 1일 가람도서관은 예술의전당 상주단체로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의 연주를 맡고 있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가람도서관 이용자들은 공연장에 가야만 볼 수 있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정기 ‧ 기획연주회 공연을 도서관에서 HD고화질과 깨끗한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가람도서관의 운영 성과와 국내 1호 음악특화 공공도서관이라는 개성은 개관 직후부터 타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에도 충남 보령시, 경기도 오산시 등 가람도서관을 방문 시찰하는 지자체와 시의회가 줄을 잇는 모습이다.

 윤이상기념관 베를린하우스 ‘음악도서관’에 거는 기대

다시 통영으로 돌아오자. 통영에는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삶과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윤이상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은 3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지난달 15일 재개관했다.

전시실 리모델링과 함께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기념관 부속건물 ‘베를린하우스’ 1층을 윤이상 음악도서관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윤이상 관련 도서와 논문집과 함께 음악평론가 고 이덕희 선생의 소장도서가 비치될 예정으로, 당초 윤이상기념관 조성 목적 중 하나인 교육적 기능 수행도 기대된다.

‘윤이상 음악도서관’이 음악특화 공공도서관으로 정부가 공인한 파주 가람도서관에 비할 바 아니라 해도, 윤이상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곳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게다가 통영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아닌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전경

2. 농업 지식과 정보의 모든 것, 농업과학도서관

통영이 전통적인 수산업 중심도시인 것처럼, 전북 전주 ‧ 완주는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우리나라 농업의 중심지다.

또한 오늘날 전주는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위한 지식과 정보의 중심이다. 전주 혁신도시 지역에 지난 2014년 농촌진흥청이 수원해서 이전해 왔으며, 진흥청 경내에 농업과학도서관이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 농업 1번지 전주, 농업 지식 보물창고 이곳에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은 지상 3층 연면적 6,378㎡ 규모로 조성되어 국내외 농업 관련 희귀문헌을 수장한 보존서고, 종합자료실, 특수자료실, 멀티미디어실, 120석 열람실, 세미나실, 274석 오디토리움(대강당)도 갖추고 있다.

장서 규모도 단행본, 전자잡지와 정기간행물 등을 합치면 약 30만권으로 웬만한 기초지자체 공공도서관 규모를 능가한다.

농업과학도서관 수장 농업기술 고문헌 자료

국내에서 발간된 농업기술관련 모든 단행본과 학술논문집, 농촌생활과 각종 작물 관련 잡지, 해외 도서와 논문, 조선시대 농업 고문헌, 일제치하 농업도서, 북한에서 발간된 농업 관련 단행본과 잡지까지 보유해 농업 지식과 정보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다.

농업과학도서관은 농업 도서와 문헌 아카이브, 보관소 역할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28만4천 권에 달하는 농업관련 전문서적 전체에 대한 서지사항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농촌진흥청 발간자료는 원문 전체를 디지털화해 농진청 소속 연구원, 농업관련 대학은 물론 농업인을 비롯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농업과학 지식과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는 도서와 문헌 자료를 E-Book 형태로 열람할 수 있으며, 농촌진흥청 발간도서 인터넷 쇼핑몰 ‘농서남북’을 운영해 지난 8년간 농진청이 발간한 약 7만여권 책이 판매되었다.

 귀농인들 호평 “정보와 지식 접근성 높아 큰 도움”

인터넷상으로 농업기술 도서와 문서를 활용하기 편리하다 보니 귀농인들과 젊은 농업경영인들의 평가도 좋다. 농업인들의 인터넷 블로그에도 “후계농업경영인들이여 농업과학도서관을 알고 계시는가”, “공부하기 좋으니 적극 활용해 보라”, “작물 정보는 물론 체계적인 귀농 준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호평이 줄을 잇는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과학도서관의 또 다른 성과로는 그동안 한자 또는 일본어로 표현되었던 농업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작업을 진행, 2493단어를 담은 소책자 형태의 농업용어집도 펴냈다. 고농서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한 ‘농사, 고전으로 읽다’ 단행본(전 2권)도 의미있는 작업이다.

농업과학도서관 류정상 관장

농업과학도서관 류정상 관장은 “우리 도서관은 농진청 연구의 서포트, 농업기술 아카이브, 농업인들 지식정보 지원 뿐만 아니라 해외 학술교류로 우리나라 농업과학의 학술성과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농업 지식과 정보의 핵심 허브로서 평가가 좋고 근무자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올해 안에 국립 농업과학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 도서관 하나쯤, ‘수산업 1번지’ 통영에 어떨까

정부부처 농촌진흥청 관할 전문도서관인 농업과학도서관 뿐 아니라 지자체 시립도서관도 농업을 테마로 삼고 있는 곳이 많다. 광주광역시, 경기도 김포시, 고양시, 충남도 천안시 등 다수 지자체가 농업특화도서관을 운영하며 농민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해양 및 수산 분야 도서관은 국립해양박물관 내 도서관과 부산광역시 연산도서관, 안산시립 대부도서관 등 농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귀농인과 젊은 농업인들이 농업과학도서관을 적극 활용하는 데에 비해, 어촌과 수산업에 도전하는 귀어인이 지식과 정보를 쌓을 특화도서관은 부족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양수산 지식정보 체계화와 접근성 강화에 의지가 약하다고도 볼 수 있다.

농업과학도서관 류정상 관장은 “수산업 1번지를 자부하는 ‘바다의 땅’ 통영이라면, 그 상징성으로 수산업 도서관 또는 해양수산 특화도서관 하나쯤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며 “통영시립도서관 중 1개관이 섬(욕지도)에 있다고 하니, 이곳을 활용하면 섬의 바다도서관으로 전국적인 이슈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시했다.

파주시 가람도서관이 ‘음악특화 도서관’이듯, 통영시립도서관 중 1개관을 ‘해양수산특화 도서관’으로 꾸려본다면 어떨까. 

 

 

파주 가람도서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정용재 기자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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