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 바로 앞 바다로 날려 보냈던 섬마을 학교와 어린이들, 가슴 띄게 했던 섬마을 선생님은 이제 옛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통영은 연안과 섬으로 이뤄진 지형 탓에 자연히 섬 폐교가 많은 지역이다.

통영교육지원청 2017년 5월 폐교 재산현황 자료에 의하면 총폐교수 56개 중 매각 31개교, 유상대부13개, 미활용12개교에 이른다. 매각된 31개 폐교 중 육지가 10개며, 21개가 섬에 위치한 폐교였다.

현재 미활용 폐교 12개중 10개가 섬에 자리하고 있다.

이 처럼 우리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특히 섬 주민의 노령화와 감소, 저 출산 원인 등으로 섬 인구가 줄어 폐교가 늘어난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시대적 변화 물결에 의해 주어지는 환경과 여건은 어쩔 수 없이 받아 드릴 수밖에 없다.

다만 섬 폐교 라는 섬 주민들에게 안겨진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긍정사고로 전환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섬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섬마을 재생사업을 폐교가 되어 방치된 학교를 거점화 하여 '폐교 재생 사업을 통한 섬마을 활력사업'을 제안하고자 한다.

섬마을의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입학식, 졸업식, 소풍, 가을 운동회, 총동창회 체육대회 등 섬마을을 대표하는 유일한 공간이었으며, 기반 시설의 중심이기도 했다.

섬 마을의 모든 행사 등이 학교를 통해 이뤄졌으며, 마을 주민의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기도 했다.

폐교를 활용한 유형별 재생사업에 성공한 3곳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기의 섬 통영 죽도 (재)재기중소기업개발원
(재)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사업 부도와 실패로 좌절에 빠진 중소기업인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재기를 돕는 재기연수 힐링 캠프장이다.

1개월간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교육과 함께 잠은  텐트에서 잘 정도로 혹독한 반성의 기회를 갖게 한다. 지금의 연수원으로 개발한 부산의 MSCORP(엠에스코프) 경영자 전원태 회장의 스토리가 이채롭다. 본인이 사업 실패로 죽기위해 찾은 섬이 인연이 되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빠진 사업 실패자를 구제하여 재기를 통해 패자부활전을 꿈꾸게 하기 위해 폐교를 연수원으로 개발 하면서 시작 되었다.

죽도분교는 2003년에 매입 연수원으로 개발 재생 했다. 외도는 해상공원의 관람 목적으로 찾는다고 하지만 죽도 연수원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연수생이나 강사들 모두 대단한 가치와 철학을 소유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오후 배편으로 들어가면 통영여객터미널에서 2시간이나 소요 되는 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뜻의 연수원 사업에 동참,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유명 인사나 강사가 재능 기부로 일체의 비용을 자부담으로 무상 봉사를 하고 있다.

필자도 본 연수프로그램 강사로 초빙되어 죽도연수원을 처음 알게 되었다. 1회 강의를 위해서는 서울에서 내려가면 1박2일 일정을 잡아야 강의가 가능하다. 상경 때는 배편이 늦어 서울에서의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해 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꼭 찾아갈 이유와 목적이 분명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라도 거리와 시간과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남 곡성의 (주)미실란 농부박사 이동현 대표 사례
'폐교의 기적을 이룩한 친환경 쌀농사로 성공' 한 주제로 언론에 소개되는 미실란은 유기농쌀농사 재배의 메카이기도 하다.

이동현 대표는 일본 규수대학 유학파이며 국내 쌀 품종 개량 및 재배 전문가이다.  미실란의 의미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희망의 열매를 꽃 피우는 곳"의 뜻을 담고 있다. 

10여 년 전 이동현 대표와 폐교가 인연이 된 동기는 이 대표의 뜻을 공감한 전 곡성군수가 쌀 실험 농지  8,000평과 폐교를 10년 무상으로 지원하면서 시작 되었다. 매년 2회 작은 들판음악회를 개최 올 가을에   17회째 이어오고 있다.

재생된 폐교는 강의실, 쌀 박물관, 쌀 가공 포장실, 부속건물에는 농가맛집인 밥카페를 운영 중이다. 유기농 친환경 쌀은 가공되어 대형 유통업체 등에 판매하고 있다. 연중 미실란을 찾아오는 내방객이 4,000여 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경제성이 떨어져 포기하는 쌀농사에 차별화된 유기농 발아현미 상품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확장해 왔으며, 지역 주민과의 연대와 참여로 동반 지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감자꽃스튜디오 이선철 대표
폐교를 문화콘텐츠의 산실로 재생시킨 다소 생소하고 특이한 성공 모델이다.

필자가 찾아간 감자꽃스튜디오는 평창읍내에서 차로 15분 거리지만 옛날에는 아주 깊은 산골마을이었다. 폐교 재생사업에는 지자체와 문광부에서 1억5천만원의 지원 사업으로 개발 되었다.

학교는 무상으로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고 있으며, 이대표는 문화콘텐츠 기획 개발 전문가로 위탁 운영 조건으로 투자와 자금 부담 없이 아이디어만을 제공하고 있다.

찾아간 날은 쉬는 날이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행사 기획을 위해 외국 각지에서 찾아온 전문가들이 프로그램 기획에 몰두하고 있었다.

폐교를 전면 리모델링한 공간에는 노산분교 박물관, 도서카페, 마을창조센터, 실험 공작실, 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개념을 깬 새로운 발상으로 폐교를 재생시킨 성공한 사례다. 농산어촌과 섬 마을에도 도시에서 누리는 문화생활과 혜택을 지역 특성과 마을에 맞는 문화콘텐츠를 발굴 도입하여 섬 주민도 향유해야 할 것이다.


섬을 떠나지 않고 돌아오고 찾아오는 섬을 가꾸기 위해서는 섬을 대표하는 차별화된 상징적 대표 모델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좋은 사례다.

섬 폐교의 성공적인 재생 사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기의 섬 죽도, 친환경 쌀농사의 메카, 문화 콘텐츠의 산실 등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재생사업모델이 전제 되어야 한다.

필자가 3곳의 현장에서 느낀 성공의 열쇠는 마을주민이 공통으로 공감하는 필요 요소를 찾아 사업에 접목 했다는 점과 , 무엇 보다 개발자의 열정과 소신이 덤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섬 마을의 유일한 자산인 폐교를 재생 활력사업을 통해 섬마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업개발주체와 주민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는 지켜야 할 전제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1. 사업 계획에 대한 비전과 목표가 섬 지역 공동체에 유익해야 한다.

2. 주력 사업의 콘텐츠가 명확히 제시되어 서로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3. 지역 및 관련 단체와의 원활한  협력체계가 구축되고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4. 사업주체가 운영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수익 사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5 섬 주민과 사업주체와의 갈등 요인을 소통과 협의로 걸림돌을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끝으로 무엇 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호간 오해와 불신을 해소 할 수 있는 신뢰 구축과 사업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내용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주민 동의를 얻기까지는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