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간담회 사업계획 비판, 공청회 반대여론 불구 통영시 "사업 자체는 확정적"

▲ 분수대 등 조형물 설치 위주인 항남오거리 잔디광장 재정비사업 조감도

"그냥 그대로 두는 게 좋겠다"는 공청회 여론에도 불구, 통영시는 항남오거리 잔디광장 재정비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영시는 지난 12일 시의회 간담회에서 항남오거리 잔디광장 계획을 안건으로 보고했다.

아울러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시의회 임시회 의사일정에 항남오거리가 '통영시 주요사업장 현지확인'으로 포함돼 있어, 사업 자체는 확정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분수대 등 조형물 설치 위주 탈피하고, 보행여건 개선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사업 내용을 비판했다.

사업대상지는 항남동 249-49번지 일원 약 1,000㎡(도시계획시설 820㎡)이며, 현재 잔디(800㎡)와 은행나무 6개가 식재돼 있다.

통영시는 이 잔디광장에 상징성 있는 조형을 통해 정비해 항남동 원도심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12일 간담회에는 통영시 이충환 공원녹지과장이 출석해 사업계획을 보고했다.

이충환 과장은 "이번 사업은 쇠퇴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것이며, 서포루와 서피랑에서 내려오는 관광객 동선을 살리고자 한다. 프리마켓 등 소규모 행사도 열 수 있을 것이다"라며 사업 취지를 밝혔다.

이 과장은 사업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통영 강구안 골목길 프로젝트와 창원시의 창원광장 활성화계획을 비롯해, 해외 유명 관광지 분수대 광장까지 거론했다.

기본 구상으로는 △상징적 조형을 담은 분수대와 잔디쉼터 △시계탑 분수 설치 △통영 로고를 활용한 조명탑 설치 등 6종 조감도를 제시했다.

그러나 여섯가지 조감도 대부분이 분수대와 조명탑 등 대형 시설물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의원들은 "구도심 활성화의 사업 취지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분수대나 조명탑 등 대형 조형물 설치 위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잔디광장 구역을 그저 보기 좋게 그려내는 것 보다는, 구도심 일대의 열악한 보행자 편의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만옥 의원은 "지금도 윤이상기념공원, 도남동 음악분수 등등 통영시 곳곳 분수대 시설이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엉망이다. 항남동 인근 쌈지공원 명목 부지도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다"며 "그런데도 시내 한가운데 그럴싸한 그림만 제시하면서, 또 분수대 공원을 짓겠다 하면 시민들이 납득할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항남오거리 일대의 보행여건 개선을 우선해야 선후관계가 맞는 일이다"라며, 구도심 재정비사업 접근방식과 관점의 재검토를 당부했다.

배윤주 의원은 "(공청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진행하기로 결정이 되어버린 것인가"라며 공청회 반응이 무의미해진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분수대는 물론, 조명시설을 크고 높게 만들 게 아니다. 보행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 솔직히 200평도 안되는 공간에 조형물을 세우는 게 필요한지 의문이다"라며 "가능한한 손을 덜 대면서 필요한 수준의 조명을 설치하는 정도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혜원 의원도 "시내에 이미 분수대가 많은데 하나도 제대로 가동되는 게 없다"며 행정력과 시 예산의 낭비로 이어지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통영시는 이날 시의회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과 함께 이달 중 읍면동 순환 주민설명회로 의견을 수렴하고, 내달 중 최종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1일 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사업용역사의 모델 제시와 구체적인 설명은 진행되지 못했다. 참석 시민들 다수가 "그대로 두는 게 최선이다"라는 의견으로 사업 자체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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