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진 쫓아내고 진행한 통영시 2018년도 업무계획보고회

지난 7일 '문을 닫아버린' 통영시 2018년도 업무계획보고회.

신문 지면에 써도 될 표현인가 다소 의문스럽지만, “참 쪽팔리게도” 지난 7일 기자는 시청 강당에서 열린 통영시 내년도 업무계획보고회에서 쫓겨났다. 화가 난다기보다는 당혹스런 순간이었다.

특별한 보안사항의 회의도 아니고 시 행정 전반의 정례적인 업무계획보고회가 기자들을 차단한 채 진행한 것은 2014년부터 한산신문 기자를, 2009년부터 통영에서 기자 일을 하며 처음 겪는 일이다.

김동진 시장이 착석하며 시작한 보고회는 통영시 주요사업 관련 짧은 영상이 상영된 뒤, 각 부서별 사업계획 보고가 연이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김 시장은 “오늘 보고내용에는 의회와 미협의된 부분, 미확정된 부분, 이미 공표된 내용까지 섞여 있는 것 같다. 일부는 의회와 조율 후 대외 공표해야 할 내용”이라며 “보도진을 내보내고 진행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기자도 당황했고, 기자에게 나가달라는 말을 전하러 다가오는 통영시 공무원도 당황한 기색이었다.

이제껏 내년도 사업계획 보고회는 매년 기자들이 참관하면서 지면을 크게 할애한 보도를 통해, 시민들에게 통영시의 주요 정책과 시책을 알려왔다.

그런데 지난 7일 초유의 보도진 배제 통영시 주요사업계획보고회는 일종의 ‘정보 통제’나 다름없는 일이다.

만약 정말로 특별한 보안사항이나 의회와의 사전협의 부족 사안이 있었다면, 보고회 종료 후 보도진에게 일부 사안에 대해 협조를 구할 수도 있었던 일이다.

다음날 기자의 항의방문에서 통영시 기획담당부서장은 “기자들을 쫓아낸 것이 아니라 협조를 구한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으나, “엎어치나 메치나” 기자들을 보고회 장내에서 쫓아낸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강당에서 공개적으로 업무계획보고회를 하지 않는 시군도 있다지만, 그렇다면 오히려 통영시는 공개적인 업무보고회를 통해 투명한 행정을 하고 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일이다.

다음날 기사 작성을 위해 담당부서에서 일부 내용을 전달받았으나, 일단 선별된 정보이므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대체 뭐가 비밀이길래, 2018년도 업무계획보고회를 문 닫아걸고 진행했을까.

매년 이맘때쯤 정례적으로 열리는 업무계획보고회가 특별한 보안사항이나 비밀 안건이 있을 리가 없다. 물론 결코 그래서도 안 된다. 그렇기에 대체 뭐가 비밀이었는지 딱히 궁금하지도 않다. 아, 물론 진담은 아니다. 

다만 “통영시의 행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미지와,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이 쌓인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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