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먼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생겨나서 몸으로 이동 해 간다. 몸으로까지 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몸의 신경을 건드릴 때 비로소 의식이 된다. 우리는 항상 몸에서부터 질병을 느끼지만 그 질병은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신체는 원초부터 마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마음의 지시에 따라 기관(器官)들이 활동하고 감정이 전달되어 내부의 각종 장기(臟器)에 변화 또는 변성이 일어난다. 이러한 신체의 생리와 병리를 마음을 떠나서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불교에서는 탐(貪), 진(瞋), 그리고 치(痴)를 삼독(三毒)이라고 한다. 이는 종교적 차원의 통찰이지만 현대 과학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엘머 게이츠(Elmer Gaits)박사는 감정 분석 실험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의 숨결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이를 시험관에 넣고 액체 공기를 냉각시키면 침전물이 생긴다. 그런데 이 침전물은 숨을 쉬는 사람의 가정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로 나타난다. 화를 내고 있으면 차(茶)색과 밤색으로 나타나고, 고통이나 슬픔의 감정에서 회색, 후회할 때에는 복숭아 빛이 나타난다.

이중 분노할 때 침전물을 수집해서 흰 쥐에게 투여하자 불과 수분 이내에 그 쥐는 호흡을 멈췄다. 화를 낼 때 사람의 체내에는 독소가 생기는데 이 독소는 과학적 측정이 어려울 만큼 무서운 독력을 지녔다. 만약 한 사람이 한 시간을 계속 해서 화를 내면 80명을 죽일 수 있는 독소가 방출된다고 한다.

"한(恨)이 맺힌다."는 말과 같이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는 그대로 신체의 흐름을 막아버린다. 마음의 모양이 곧 몸의 모양이기 때문이다.

울화병, 한국 사람들 중에는 이 울화가 원인이 되어 병을 앓거나 죽음에 이르는 지경까지 가게 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생활 속의 불쾌한 정서들이 계속 쌓이고 이것이 마음의 흐름을 막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병드는 것이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상영될 때의 일이다. 이 영화의 상영관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당시는 서늘한 계절이었고 상영관 자체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런데 영화 관람이 끝나자마자 혹은 영화 관람 도중 청량음료를 사 마시는 관객들의 수가 매우 많았다고 한다.

영화의 내용은 아라비아 사막을 무대로 한다. 뜨거운 모래벌판과 끝없이 황량한 사막에서 주인공 로렌스 소령은 심한 갈증과 허기를 견디며 인간 의지를 보여준다.

관객들은 영화의 장면에 매료되었다. 동시에 실제 땀을 흘리지도, 목마름을 느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청량음료를 찾았다. 생리학적으로 이상이 없어도 영화 속 주인공과 동일시된 감정으로 실제로 갈증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마음과 연결이 끊어진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갖는 생각이나 느낌과 연결되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갖는 스트레스나 긴장, 불안 그리고 공포 등 부정적 감정은 신체의 질병 발생과 진행과정 그리고 치료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행한 연구에 의하면 낙천적인 자기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자기 대화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질병에 걸릴 위험률이 줄어들고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내면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상황을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보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앞으로 꾸준히 전진할 때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제 어떤 형태로든 병으로 나타날 수 있는 내 안의 모든 정신적 허울들을 의식적으로 벗어 버리자.
그리고 내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해야 한다. 나의 신체가 훌륭하고 멋진 성소(聖所)임을 인정하고 나는 그 안에서 무한하고 풍부한 힘을 갖춘 사람이라고 믿자.

나를 사랑하고 의지하자.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