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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바로알기 14 - 한·미패류위생협정 이후 대미 굴 수출 40여 년
   
▲ 지정해역 위생점검 현장강평회('17.3.15)
   
▲ 한·미 패류위생협정 체결 보도 기사(출처 : 조선일보, 1972. 11. 25. 1면)

굴은 통영의 대표적인 양식 수산물로 국민적으로 선호하는 식품이다. 칼슘, 단백질, 비타민 등의 함량이 높아 '바다의 우유'로 불리며 웰빙 수산물로 여겨지는 굴은 선사시대부터 식용으로 이용됐다. 서양에는 'Eat oyster, Love longer'(굴을 먹어라, 그러면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굴을 건강식품으로 즐겼고, 고대 그리스·로마시대부터 굴 양식을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굴 양식은 1923년, 경남 가덕도 연안에서 실시한 양식시험을 토대로 시작되었는데 한반도 연안의 자연적 조건에 적합한 굴 양식법이 개발되면서 전국 각지로 보급됐다.

초창기의 굴 양식방법은 지주식이나 뗏목수하식으로 규모도 작고 생산량도 많지 않았으나, 단련종패 생산 및 연승수하식 양식기술의 개발로 양식방법이 개선되면서 1960년대 말에는 남해안 통영일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규모 양식이 시작됐다.

광복이후 1950년에 약 1,120톤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양식 굴의 생산량은 197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늘어나 최근 2014년도에는 약 283,200톤(2,000억 상당)이 생산되었고, 수출량은 약 9,290톤, 수출액은 6,600만 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굴 산업이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은  '한국패류위생계획' 이라는 큰 틀 안에서 결집됐다.

1950년대 후반, 정부에서는 김의 대일 수출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대응책이자 새로운 소득원으로서 굴 양식을 적극 권장했고 '해태전업 굴양식 5개년 계획(1957~1961)'을 중요한 수산정책의 하나로 추진했다. 또한 굴 생산량의 증대에 대비해, 생산된 굴을 수출하고자 해외 판로를 모색하던 중, 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미국을 대상으로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방대한 미국시장으로 굴의 판로를 개척한다는 것은 국책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으나, 미국으로의 수출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으로 굴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출입 당사국간에 위생협정이 체결되어야하고, 협정의 체결을 위해서는 한국산 패류가 생산되는 해역이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위생학적 자료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진흥원(현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위생학적 자료 수집을 위해 1961년부터 굴 양식장에 대한 세균학적 조사연구에 착수, 위생조사 결과를 미국의 관계당국에 제출했다.

1967년 9월, 3명으로 구성된 미국 패류위생 조사단이 처음 내한하면서 패류위생협정에 관한 교섭은 구체적인 단계에 돌입하게 됐고, 이후 패류위생관리위원회 구성, 수출용 패류생산해역의 지정 및 한국패류위생계획의 수립 등 협정 체결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1971년 9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소속 패류위생담당관 2명이 2차 조사단 자격으로 내한해 한국의 패류생산해역을 점검하고 패류위생계획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후, 우리나라 패류위생관리시스템에 대하여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리하여 1972년 11월 24일, 드디어 미국 워싱턴에서 대망하던 한·미 패류위생협정이 체결됐다. 한·미 패류위생협정은 한국산 패류의 미국 수출을 위한 교두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협정의 체결로 미국의 위생기준에 준하여 수입을 허가하는 국가에 굴을 수출할 경우, 별도의 위생검사 없이 통관·유통되도록 한국산 굴의 안전성을 보증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 선적되는 모든 신선 또는 냉동 굴, 조개류 및 홍합류의 생산과 취급은 미국 국가패류위생 프로그램NSSP)에 포함되어 있는 위생요강을 적용하며, 미국의 국가패류위생 프로그램은 한국의 위생관련 규칙에 반영돼야 한다.

한국패류위생계획(KSSP)은 한·미 패류위생협정 체결이 추진되던 과정 중에 미국의 패류위생관리 프로그램을 모태로 해 수립된 국가차원의 패류위생관리 프로그램으로 대미 수출용 패류의 위생안전성을 보장하는데 목적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본 계획에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해양경찰청, 지방자치단체(도, 시, 군, 구청), 관련조합(굴수하식수협 등) 및 패류 가공공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각 기관별 이행사항으로 해양수산부는 한국패류위생계획 수립 및 업무전반 총괄,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출용 패류생산해역에 대한 위생조사 및 평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대미 수출용 패류가공 등록공장에 대한 위생관리 업무, 해양경찰청은 수출용 패류생산해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박에서의 분뇨배출 행위 등을 지도·단속을 하고 관련조합에서는 어업인들에 대한 지도, 홍보 및 위생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출용 패류생산해역을 비롯한 연안해역 수질보전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3월 통영과 거제, 고성 그리고 부산의 한국패류위생계획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미국 FDA의 현장점검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점검은 1972년에 체결된 한미패류위생협정에 따라 2년 단위로 우리 정부와 미국 FDA가 합동으로 실시하는데, 올해는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1호(한산거제만)와 2호(자란사량도) 해역, 대미 수출용 패류가공 등록공장 그리고 패류위생관련 실험실에 대한 점검까지 이루어졌다. 점검결과 2015년 미 FDA가 권고한 사항에 대해 중대한 미비점은 없었으며, 1~2호 지정해역에 대한 육·해상 오염원 관리 등을 아주 양호하게 평가했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40여 년이라는 세월동안 패류의 위생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해역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미국, EU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수출용 패류생산해역을 관리하고 있는 세계 제2위의 굴 생산국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성은 2012년의 수출 중단 사태처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미국 수출용 굴 뿐만 아니라 수출 수산물 전체에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패류의 위생학적 안전성 보장을 위한 국가차원의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

법규를 아무리 강화한다 하더라도 해역 이용자들의 노력 없이는 패류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소비자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안전한 패류를 생산하고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산물 생산해역의 위생관리에 수산인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이제는 능동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손광태<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한산신문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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