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최동완 박종화 김기정 이기석 등 10명, 재경통영시인회 결성 왕성
2대 회장 조석래 박사, 첫 결실 시집 '통영'…68편의 향수 가득, 인기몰이

물빛 상그러운 해안선마다
시들이 물보라를 일으키고
하늘이 초록을 닮아
지붕 위로 내려앉은 대청마루에
섬마을 누이와
수국 오라비가
그람자 하나 되는 사랑 나누고
뱃고동 소리에 잠든 아이들은
반딧불이 좇고
까치연 띄우는 꿈 속에 풍덩.
<조석래의 시 통영찬가 중>

통영 출신 서울 향인들이 모여 재경통영시인회를 결성하고 그 첫 결실물로 시집 마음의 고향 '통영'(기린원 刊을, 163쪽)을 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이 화제다.



이 시집의 발간 소식은 지난 5월 이미 한산신문을 통해 소개된 바 있고, 향인들 사이에서는 고향 향수를 담은 시집 열풍이 초겨울 한파보다도 거세다.

이 시집이 인기를 몰고 있는 것은 오로지 고향 향한 사모곡을 '통영'이라는 시를 통해 표출한 이들의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진 까닭이라는 분석이다. 

화제의 주인공인 재경통영시인회 회원 중 1945년 통영시 당동에서 출생한 조석래(필명 심대천) 문학박사, 동피랑 출신인 최동완 시인, 명정동 출신 박종화(필명 소운), 항남동 출신 김기정 교수, 사량도 출신 이기석씨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통영 출신이고, 고향 통영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국문학을 전공하거나 문예지 등단을 한 엄연한 시인이거나 소설가인 통영출신 문학인들이다.
재경통영시인회 창립은 이향지 시인과 조석래 문학박사, 김기정 교수, 이적 시인, 박종화 시인, 최동완 시인, 탁영경 화백이 함께 했고, 벌써 수십 차례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제1대 회장은 이향지 시인이었고, 현재 조석래 박사가 2대 회장으로 재경통영시인회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혜선 시인이 합류, 1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고, 우선 5명의 시인들이 참여한 창간시집 '통영'으로 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통영이 시를 쓸 수 있는 힘을 주었고, 그 시가 다시 우리에게 시를 쓰게 하는 원천, 이제 그것들을 고향에 돌려주고 싶어 같이 마음을 모았습니다…이 시들이 통영을 생각게 할 것입니다. 이 시들에는 꿈의 통영이 있습니다"는 시집 첫 장에 회원 모두의 마음이 실려 있다.

조석래 회장은 "재경통영시인들의 고향 생각이 모티브가 되어 시집 제목을 '통영'이라 정했고, 통영 사랑과 꿈의 통영을 노래했다. 소재나 주제 모두 통영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창작된 시편들"이라고 소개했다. 

주제를 고향 통영이라고 정해놓고 편찬한 첫 번째 시집 '통영'에는 총 68편의 통영시가 수록돼 있다.

통영찬가를 비롯 당동리 예ㅅ집, 강구안 태속, 멸치를 먹을 땐, 동피랑 넘어 애액골 가는 길, 동백꽃 피어나면, 어문고개, 그리움의 노래, 통영 시작, 뱃머리 풍경, 통영미륵산, 항남동 비가, 통발배 황씨, 어부기행….

5명 시인 제각각 무궁무진한 통영이야기가 쏟아진다.

이 시작(詩作) 모임에 대해 조석래 시인은 "고향을 향한 그리움으로만 생각이 달렸다"고 고백하고, 최동완 시인은 "나폴리 물살이 그리운 통영시인들끼리의 고향 노래"라고 규정했다.

박종화 시인 역시 "그리워하고 사랑한 내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펫세지적 작은 스케치"라 명명했고, 김기정 시인 역시 "통영이 준 오래된 숙제이자 길고도 맑은 여운이 남은 바다향기의 체취"라고 표현했다.

이기석 시인 역시 "고향의 것은 무엇이든 좋다. 팔짝거리는 생선부터 산나물 채소까지 맛과 멋이 조화롭다. 오랜만에 쓰는 고향시가 가슴에 그리움으로 문신이 되는 꿈을 매일 꾼다"고 말했다.    

조석래 회장은 "통영은 청마 유치환, 초정 김상옥, 대여 김춘수 시인의 고향이다. 통영 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예술적 토양을 가꾸는 데 이바지 하고자 재경통영시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서로 격려, 소통해 시정신을 실천하고 올곧은 시인이 되는데 힘을 모우며, 시다운 시가 통영에서 울리도록 각고의 수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또 "다음 시집의 소재는 바다로 정했고, 내년 5월 발간을 목표로 왕성한 창작열에 불타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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