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통영장학금 미술부문 수혜자 정혜수씨

자기소개를 한다면

예향의 도시, 통영에 살고 있는 스물네 살 정혜수 이다. 현재 사범대 미술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이고, 미술교육과는 서예, 서양화, 동양화, 조소 등 미술 전 분야의 교육과정을 거쳐 전공분야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중 저는 동양화의 담담한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서 전공으로 택한 후, 그에 대한 깊이 있는 수업을 배워나가고 있다.

동양화 전공이다

제 전공 동양화는 정성이 작품의 몫을 다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먼저 채색 물감은 분채를 두드려 가루로 만든 후, 녹인 아교에 섞어 하나하나 색을 만들어 낸다. 그림을 그리게 될 화판은 초배지와 순지, 장지를 붙인 후 총 8번의 아교과정을 거쳐야만 그림을 그릴 준비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장지위에 어느 정도의 옻칠을 했을 때, 가장 중후한 느낌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 중에 있다.

미술공부 계기는

가장 가깝게 지내는 이모님이 미술학원 선생님이셨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이모 곁에서 드로잉과 수채화를 배우곤 했는데, 그것이 발판이 돼 고등학교 때부터 정식으로 배우게 됐다.

옻칠화 공부 이색적이다

버려지는 자개장을 보며 고귀한 가치가 있는 우리 것이 홀대받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자개의 영롱한 빛을 보여주고자 작품의 소재를 자개와 난 각으로 선택해 구상하던 도 중 옻칠도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처음에는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칠 작업을 짧은 시간 안에 배우기엔 역부족이기에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기도 했지만, 많은 옻칠 작품들을 볼수록 중후하고 깊이 있는 색감에 매료됐고, 여러 실험과정을 거쳐 저만의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

존경하는 예술가가 있다면

학교 교수님이자 동양화 작가로 활동 중이신 임서령 교수님이다. 교수님의 작품을 보면 따뜻한 성품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느낌이 든다. 정제된 색채의 구사와 독특한 공간운용, 문학적 서정성이 돋보이는 섬세한 표현을 통해 담담하고 넉넉하면서도 푸근한 안정감을 주는 점은 앞으로도 배워나가고 싶은 부분인 것 같다.

올해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과 특성상 실기보다는 이론이 주가 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기회가 적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양한 작품 활동과 전시 등 그동안 미루어 왔던 일들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장학생에 선정되기까지 통영시민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저 또한 학생들에게 재능을 베풀고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좌우명이 있다면

‘磨斧作針(마부작침,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 제가 운이 좋아서 큰 복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항상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주어지는 것 같다. 해도 안 된다는 말을 뱉기 전에 안 해서 안 된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어떤 일이든 해 나가는 편이다.

어떤 미술인을 꿈꾸는지, 또 최종 꿈은

머릿 속으로 계산해서 그려내는 그림이 아닌, 심금을 울리는 그림을 그려나가고 싶다. 또한 겸손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행복할 것 같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순간보다 힘들었던 기억이 더 강렬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어쩌면 학창시절 아이들이 한번 쯤 겪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힘든 짐을 대신 들어주지는 못하지만 차디찬 기억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변화시켜주는 사람, 그림으로 치유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가 꿈꾸는 최종 목표가 아닐까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서양 것에만 익숙해져 정작 우리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옻칠과 자개의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널리 알려 통영에서 그들이 흘리는 땀과 노력에 보답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그림의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이미 지쳐있는 후배들에게 조심스레 한마디만 전해주려 한다. ‘내가 하고자하는 것을 하기위해서 언젠가는 건너가야 할 강’ 이란 생각으로, 조금은 즐기면서 한다면, 행복이 묻어 있는 작품들을 많이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후배님들 파이팅!

수상실적은

최근 미술과 비평, 프로이즈가 주최하고 전국대학미술공모전 운영 위원회에서 주관한 전국대학미술공모전에 특선해 홍익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전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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