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FC 홍승안 감독을 만나다

홍승안 감독,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홍승안(29)이다. 불리기로는 이순신FC 홍 감독으로 더 많이 불린다. 그런 것처럼 저는 복지관에서 장애인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 사업으로는 통합스포츠단 이순신FC를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 저는 원래 축구선수를 꿈꾸던 밝은 청년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선수로서의 삶은 살 수 없게 됐고, 그 후 유아체육교사로 근무하게 됐다. 순수했던 아이들과 많은 활동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들이 바로 장애 아동이었다. 그렇게 장애인복지를 생각하게 됐고, 장애인 복지를 하게 되면 꼭 내가 잘하는 스포츠 분야를 접목해서 하겠노라 생각했다.

이순신FC의 탄생은

이순신FC라는 팀은 제가 복지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생각했었던 사업이다. 제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축구였고,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축구단을 꼭 만들어서 잘 운영 할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복지관 개관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추구하다 보니 축구단은 후의 사업으로 미뤄졌다. 이에 축구단 운영을 위해 여러 방면을 알아보다가, ‘스페셜올림픽코리아’라는 단체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스포츠단’이라는 지원 사업을 발견, 지원했고 최종 선정됐다.

이렇듯 이순신FC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함께하는 통합축구단이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11명이 한 팀이 돼 힘을 모아 승리를 위해 달려가는 스포츠이다. 통학축구는 11명 중 6명의 장애인 선수와 5명의 비장애인 파트너로 구성된다.

이순신FC는 경남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우수 운영사례로 소개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국가대표 통합축구단으로 선정, 일본통합축구대회에 출전했고, 2017년에만 이순신FC를 모티브로 생겨난 통합축구단이 2개 팀이 된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통영의 이순신FC. 바로 우리들이다.

홍 감독과 선수들과의 첫 만남은

이순신FC 소속 장애인 선수들의 대부분은 시설에 거주하고 있다. 이순신FC가 창단하기 전, 장애인복지관이 생기기 전에도 축구단으로서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참여하던 발달장애인 선수들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직접 시설에 찾아다니며 창단 소식을 알리고, 협조 요청을 구했고 선수들과 만나며 제가 꿈꾸는 팀의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비장애인 파트너들은 복지관 후원자들과 자연스럽게 연계됐다. 이들에게 창단소식을 전하고 함께 해주시길 건의 드렸다. 통영은 축구도시인 만큼 역시나 적극적으로 동행의사를 밝히셨고, 한 분씩 직접 만나 뵙고 프로그램의 취지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말씀드렸다.

이후 알려지면서 고등학교 특수반과 곳곳에 있던 재가 장애인들이 참여의사를 밝혀 팀원이 늘어나게 됐다. 훈련은 평일과 주말로 나뉘어 주 2회로 진행, 기본기와 체력훈련을 실시한다. 주말에는 비장애인 파트너와 함께 매주 친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순신FC 홍승안 감독

홍 감독의 첫 행보와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저는 자신감에 넘쳤고, 축구라는 스포츠를 단 한 순간도 놓고 살았던 적도 없었고, 그들과 함께 하면서 걸어갈 길이 제 눈에는 너무나 선명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단식 전에 대회를 출전했다. 부산에서 열린 통합풋살대회였다. 결과는 참가 6개 팀 중 6위, 즉 꼴찌를 했다. 그 때 깨달았다. ‘나는 경기장 안에서 뛰는 사람이 아니라, 밖에서 지도하는 감독의 입장이라는 것을’ 이후 한 달 뒤 전국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출전했던 모든 대회가 기억에 남지만 손꼽자면 두 장면이 있다.

첫째는 국가대표에 선발돼 일본통합축구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단지 국가대표 선발이라서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닌, 선수 모두가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과정이 참 아름답고 멋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는 올해 7월에 있었던 하계스페셜올림픽대회다. 지난 6월 목에 갑상선암이 발견, 수술을 하게 됐다. 그 때문에 병가로 쉬게 됐는데, 20대 초반에도 골반에 종양이 있어 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던 터라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말에 정말 진지하게 다른 쪽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다시 복귀했고, 돌아온 첫 대회가 바로 하계스페셜올림픽 대회였고, 우승을 거뒀다.

이순신FC가 어떤 평가를 받길 바라는가

‘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이라는 수식어가 없는 말 그대로의 이순신FC라는 팀으로 인정받고 싶다. 저들은 다른 존재들이 아닌 우리네 지역에 함께 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모인 축구단, 그리고 함께하면 즐거운 축구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각종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이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8년 이순신FC 활동 및 계획은

우리 팀은 전국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통합축구는 기본적으로 비슷한 또래를 권장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비슷한 또래로 구성,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함께 했던 비장애인이 사회로 진출해 각자의 자리에서 장애인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통합축구의 방향성이다. 지금까지는 앞서 나가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함께 가기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통합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를 매년 개최해 전국에 있는 팀들이 통영을 방문하고, 우리의 좋은 문화를 알아 갈 수 있도록 이제 선두주자의 역할을 할 계획이다. 좋은 기회를 더 많은 팀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나누고, 그 과정을 우리 선수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2018년의 계획이자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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