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바다오염' 언론보도에 속끓이는 수산업계

"강구안과 동호항 준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할 문제를, 통영바다 오염이라고 썼으니 수산물 소비감소 피해는 나몰라라인가"

최근 경남도내 모 신문사의 '통영바다가 썩고 있다' 보도에 통영 수산업계가 속을 끓이고 있다.
강구안과 동호항 등 해저 퇴적물 문제로 항만 준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할 사항을 "통영바다 오염 심각하다"라고 보도해 수산물 소비위축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노로바이러스 검출 파동 이후 패류 소비 급감으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가 발생했으며, 이와 관련 파동에 대해 지역 수산업계는 언론매체의 보도가 자극적이고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내 일간지의 '통영바다 오염' 보도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격으로, 수산업계 종사자들이 답답한 심경을 호소하고 있다.

'ㄱ' 신문은 지난 25일자로 통영 강구안과 동호항이 중금속 오염도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해양환경관리공단과 해수부가 강구안과 동호항 일대 해저퇴적물 오염실태 조사
를 벌인 결과, 두 항만 모두 시급히 바다 밑을 긁어내야(항만 준설) 할 정도로 오염도가 높다"는 내용이다.

이에 지역 수산업계는 "항만 해저의 문제를 통영바다 오염이라고 보도해버리면 기사 조회수야 높겠지만, 그만큼 소비자의 수산물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통영지역 모 수협 관계자는 "다수의 선박이 드나드는 항만은 전국 어느 곳이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항만 해저에 오염물과 퇴적물이 쌓이고 주기적으로 준설이 필요하게 된다"며 "그런데 항만 문제라고 지적할 일을 통영바다 오염 운운 해버리면, 수산물 소비자 국민들은 고기를 잡거나 양식수산물을 키우는 어장에도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고 인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어류양식어업인 이모씨는 "통영 강구안과 동호항에서 잡은 고기나 수산물을 먹을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 전국 어디든 수백척 선박이 드나드는 항만과 수산물 어획 및 양식이 이루어지는 어장은 전혀 다른 바다다. 항만 준설 필요 문제를 통영바다 오염으로 보도해버리면 그 파장은 결국 수산업계에 돌아올 수 있다"며 "그렇다고 명백한 손해와 피해를 측정해 보상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일이라 속만 끓일 뿐이다. 경남에 기반한 언론사라도 지역경제 파장을 고려해서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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