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6학년, 좋은 추억·시간 나누고 싶다"
  용남초 5학년 백영서(12)


"올해는 가족여행으로 지난 추석 때 러시아를 다녀온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행기를 탔을 때 하늘에 뜬 보름달이 아직도 많이 생각나고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용남초등학교 운동장 한 켠에서 일명 '셀카봉'을 들고 친구, 동생과 뛰어 놀던 백영서 학생.

셀카봉에 장착한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이쪽에서 '찰칵', 저쪽에서 '찰칵'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다.

학생에게 "열두 살 개띠죠? 선생님이 말씀해주셔서 알게 됐어요. 우리 인터뷰 잠깐 할까요?" 하니 "우와! 무슨 인터뷰요? 저 TV에 나오는 거예요? 묻는다. 순수하다.

"하하하 TV는 아니고요! 통영에서 가장 유명한 신문에 나와요!"

그렇게 시작된 인터뷰에 백영서 학생은 신중하게, 또는 열두 살 천진난만한 또래의 모습을 보이며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줬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예요?" 물으니 잠깐 뜸을 들이더니 곧장 표정이 바뀌며 "올해 학교에서 학예회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핑클로 변신해서 춤을 췄거든요. 핑클 중에서도 이효리를 제가 담당해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의상을 준비해서 공연을 펼쳤어요. 너무 색다른 경험이라서 그런지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영서 학생의 말을 수첩에 옮겨 적는 동시 또 그의 말이 이어진다. "또 있어요! 올 추석 때 저희가족과 이모 가족들과 함께 러시아로 여행을 갔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러시아에서 트래킹 코스를 걸으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걸으면서 아름다웠던 풍경들을 많이 봐서 좋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새해 소망을 묻자 "이제 6학년이 되면 초등학생으로는 마지막이잖아요.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거예요. 친구들과도 더 좋은 추억, 시간들 나누고 싶어요!"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2018년은 내 일상을 즐겁게 채워 나갈 것"
  피부관리사 김옥연(24)씨


"새해 소원이요? 로또 1등 당첨이요!"

통영 출신으로 현재는 전라도 광주에서 피부관리사로 일을 하고 있는 94년생 개띠 김옥연씨의 새해 소원은 '로또 1등'이다.

당당히 새해 소원으로 로또 1등이라 거침없이 말하는 스무네 살 그녀, 참으로 당차다.

올 한해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는 "돌이켜보면 참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날들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총알처럼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를 보내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답했다.

지난 번 개띠 해로부터 벌써 12년이 지나 신기하다는 그녀는 "고향 통영을 떠나 광주에서 피부관리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가끔씩 고향 통영이 그립기도 하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 편으로 외로운 마음도 들고, 이제 20대 중반으로서 감당해야 되는 것들이 많아져 머릿 속이 복잡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특히 그녀는 "20대로서의 고민들을 털어놓고 싶다. 주거문제와 임금문제에 대해서다. 물가에 비해 임금은 터무니없이 적게 느껴지는데, 집값과 월세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르더라. 월세 낼 때마다 속이 쓰리다.(웃음)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저렴한 임대 공간과 물가에 맞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청년들을 위한 복지가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내 일상을 즐겁게 채워주는 나의 반려견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것과 전세로 가기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을 2018년 계획이자 목표라고 밝힌 그녀.

"20대로서 20대만이 할 수 있는 일, 포기보다는 도전을 앞세워 많은 경험들을 하고 싶다. 새해에는 지금보다 더 체력관리도 하고, 제 주변인들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2018년이 되길 소원 한다"


"일과 생활이 균형있게, 성공적인 한해 되길"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지도과 손제우 대리(36)


손제우씨는 대구 출신으로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007년 12월 공채 입사 이후 굴수협 근무 10년, 통영 생활 10년을 지나며 의미 깊은 2017년이 됐다.

특히 수협 지도과 업무만 10년이 된 손제우씨의  2017년 굴수협 직장생활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긴장된 한해였다. 수협 부서 중 지도과는 조합원들의 어업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인 만큼, 어업인 민원사항을 최일선에서 다루며 현장 활동도 많은 편이다.

2017년에는 패류양식업계 최대 이슈인 미FDA지정해역 점검이 지난 3월 진행, 손제우씨 등 굴수협 직원들이 현장을 지원하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고대하며 노심초사했다.

점검 준비에 만전을 기한 만큼 FDA의 긍정적인 평가에 수협 직원으로서 보람도 느꼈다.
FDA점검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나, 연초 노로바이러스 검출 파동과 이어진 굴 소비 위축은 양식어업인 뿐 아니라 굴수협 직원들에게도 역경의 시간으로 다가왔다.

손제우씨는 "노로바이러스 문제와 FDA지정해역 점검 과정에서 업무적으로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고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한해였지만, 그래도 내 어려움이 조합원 양식어업인 분들의 고민과 어려움만은 못할 것이다"라며 어업인들을 챙겼다.

새롭게 밝아오는 2018년도에는 "업무적으로는 최근 굴산업 발전 세미나에서 도출된 제안들이 현장에 잘 적용되며, 굴 생산량과 가격 모두 안정적으로 이어져 조합원 양식어업인 분들의 고민도 적은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이제 2세를 볼 때도 된 것 같다. 굴수협 입사하고 자취하다가 2013년 결혼하면서 미수동에 집을 구하고 나니 이제 통영사람 됐구나 싶었다. 아이를 가지면 일적으로나 가정생활에서도 더 성숙하지 않을까"라며 "저 뿐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일과 개인생활에서 균형이 잡힌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갈 거에요"
  통영문인협회 정소란 시인(48)


올해 7월, 죽림에 갤러리 카페 '시인의 꽃집'을 열었다. 차를 마실 책상이 있는 곳을 제외하고 입구부터 천장까지 온통 푸른 잎사귀와 꽃으로 장식된 감각적인 그 곳은 정소란씨와 남편이 직접 인테리어 했다. 한 쪽 벽면에는 서각 장식들이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오순도순 앉아있다. "엔틱한 느낌을 좋아하는 다양한 나이대의 손님들이 찾아와요."

정소란씨는 2002년 조선문학에 등단해서 현재는 국내 잡지 '모던포엠'에서 연재를 하고 있다. 글을 생업으로 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아 꾸준히 글을 쓰면서 학원이나 카페 운영 등 다양한 일을 시도해왔고, 시인의 꽃집도 그 일환이다. 그는 소싯적에 문예창작학과를 전공했으며, 그만큼 글을 좋아한다. 그는 "관객이 있어야 영화라는 비유가 있다. 마찬가지로 독자가 있어야 글이다. 생업이 아니더라도 글을 쓰며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현재도 방송대학에 다니며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있다. 지금의 카페를 운영하기 이전에 그는 전공을 살려 입시학원에서 강사를 하다가 기회가 되어 직접 '소란서당'이라는 한자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한자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 나는 계속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다. 한자 학원도, 글도, 카페도 그렇다. 관심있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기에 다가가게 되는 것 같다."

소란씨는 앞으로 지금의 꽃집을 발전시켜 유리 칸막이를 두고 한 쪽은 찻집, 다른 한 쪽은 꽃집으로 나누어 꽃과 시를 좋아하는 이들의 '힐링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또한 그는 올해 들어 "통영의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조선소를 다니는 남편을 두고 있어 조선소 불황을 체감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그는 "내년에는 통영 경기가 원활하게 회복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램"이라고 전했다.

"이웃 위한 봉사에 늘 앞장서겠다"
  법무부 법사랑위원 통영지역연합회 최수천(60)회장


법무부 법사랑위원 통영지역 연합회 최수천 회장은 "2018년에도 이웃을 위한 봉사에 늘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법무부 법사랑위원은 지역사회 범죄예방을 최우선으로 하는 단체로, 통영·거제·고성 220여 명의 위원들이 그와 함께하며, 특히 청소년 범죄예방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이웃을 위한 봉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최수천 회장의 남다른 이웃사랑의 시작은 그의 청년시절 복지단체 근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사랑위원 활동을 하기 전 청년시절에 복지 단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 때 이웃을 위한 봉사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느끼게 됐고, 이를 계기로 봉사활동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고 말한다.

또 그는 "누구나 남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다 있을 것이다. 봉사의 매력은 그 깊이를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무한하다. 이제 봉사는 나의 일상이고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법사랑위원 회장 이전에는 운영실장으로 활동하며, "어디에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지"를 늘 고민했다고 말하는 그는 "주위를 둘러보면 환경이 어려운 이웃들이 굉장히 많다. 그들에게 내미는 손길은 그들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법사랑위원 통영지역연합회 회원들이 합심했기에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달려갈 것이라는 최 회장은 "2018년은 61세로 환갑이 되는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려는 의지만큼 건강이 받쳐 줄지 걱정이다. 나뿐만 아니라 환갑을 맞이한 사람들, 또 지역민 모두 건강해야 한다"며 '건강 최고'를 외쳤다. 또한 그는 "여전히 독거노인이나 각종 낙후 시설과 같이 도움이 필요한 곳들이 많다. 지역민들의 관심과 이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이나 각종 홍보활동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영감이랑 행복하게 살아요∼"
  김분지씨 "외국 간 큰손주 건강이 최고!"(72)


스무 한살, 청춘의 이름으로 나만의 꿈을 꾸기도 전에 가정을 꾸렸고 가족을 위한 소원을 빌었다. 반백년 가족을 위한 바램뿐이었지만 정성이 부족했다는 생각에 늘 처음 비는 마음으로 새해소망을 빈다는 김분지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바랄 것이 뭐 있겠나. 가족들 건강하고 자식들이 하는 일 마음먹은 대로 다 잘되고 8명의 손주들 모두 잘 자랐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아침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았기에 숱한 어려움도 무사히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단순한 시골생활 만큼이나 소박하고 평범한 바람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큰 힘과 용기가 됐다.

그만을 위한 소원은 없느냐는 물음에 "가족들이 건강하고 잘되면 나에게도 좋고 행복한 일이니  그런 것이 내가 바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미소를 지었다. 나이 들수록 하는 일은 줄어드는데 가족이 늘어나니 바라는 것 또한 자꾸 늘어난다는 그는 특히 외국에 나가 있는 큰 손자 걱정이 제일 크다. 돌아오는 그날까지 탈 없고 건강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국에 사는 가족들이야 보고 싶을 땐 언제든 볼 수 있지만 큰 손자만은 그렇지 못하다며 안쓰러워했다.

40여 년 바다를 삶의 터전삼아 살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의 남편은 제법 넓은 밭을 일구고 있다. 소일거리 삼아 하는 농사라지만 계절마다 재배하는 농작물이 수십 가지다. 배추에 이어 요즘에는 시금치 수확이 한창이란다. "우리 영감 농사짓느라 고생한다. 내가 몸이 안 좋아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내년에는 건강해져서 우리영감을 많이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격태격하는 날은 많지만 우리 영감 여전히 건강하니 큰 힘이 되는 것 같아 젊은 시절 우리 영감 때문에 애먹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다 잊고 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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