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서울·부산·통영…몰입 더하는 완벽 로케이션 대흥행
통영 충무교회…민주화 인사 김정남 검거의 중요한 단서지
경남교육청…박종철고문치사사건 배경, 서울지검으로 변신

최환(오른쪽·하정우 역) 공안부장이 윤상삼(이희준 역) 동아일보 기자와 경남도교육청을 배경으로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사진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한국현대사를 다룬 영화 '1987'(감독 장준환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장면이 통영과 창원 경남도교육청 등에서 촬영,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1987'은 지난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 박종철군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당시 역사의 현장에 있던 경찰과 검사, 기자, 학생들의 생생한 모습이 그려지면서 지난달 27일 개봉 이후 250만명을 넘기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영화 '1987'이 전국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1980년대를 생생하게 완성시키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영화는 30년 전을 배경으로 하면서 당시 시대와 비슷한 건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통영 충무교회와 경남도교육청 건물이 큰 역할을 한다.

영화 속 충무교회는 민주화 인사 김정남 검거의 중요한 단서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 역)은 국민들의 직선제 개헌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재야에서 활동중인 민주화 인사 김정남(설경구 역)을 검거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집요한 수사 끝에 박처장은 김정남이 은신해있는 한 교회를 찾아내고, 치열한 추격전이 시작된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옥상과 첨탑이 있는 교회를 찾으러 전국을 다녔고, 통영의 충무교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극적인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충무교회 유리창의 스테인글라스를 직접 제작했고, 오묘한 빛깔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색색깔의 시트지를 붙이고 수 차례에 걸친 테스트를 진행했다. 작은 빛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은 제작진의 노고 덕분에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경남교육청 건물은 당시 서울지검으로 설정해 촬영했다. 제작사 측은 87년 당시 느낌이 나는 건물을 찾다가 옛 모습을 간직한 경남도교육청을 당시 서울지검으로 변신시켰다.

경남도교육청 건물이 나오는 첫 장면은 서울지검 현관 앞에 승용차가 멈추고 지검장이 차에서 내리면서 차장검사와 대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검장은 박종철군 시신의 화장 동의를 거부하고 부검 처리를 밀어붙이며 사라진 공안부장(하정우 역)에 대해 수사관들을 풀어 찾으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어 공안부장은 검찰 사무실에서 종이박스에 짐을 싸다가 창 밖에서 경비원들과 싸우는 동아일보 윤상삼(이희준 역) 기자를 내려다보며 '똥개 하나 추가요'라며 서류철에서 무언가를 종이박스에 넣는다.

윤 기자가 현관 주차장에 내려온 공안부장에게 물고문 여부에 대해 묻고, 공안부장은 '내가 그걸 왜 알려줘, 니 할 일이잖아'라며 차를 몰고 가버린다. 공안부장의 차가 떠난 자리에는 종이박스가 있고 그 안에는 검시보고서가 있다. 공안부장은 차 룸미러로 그 장면을 보고 씩 웃고, 윤 기자는 재빠르게 부검서류를 품속으로 집어넣는다.

이 장면은 지난해 7월 경남교육청의 본관 현관과 주차장, 도교육청 정문, 중회의실에서 촬영 한 것이다.

경남교육청이 배경으로 나오는 컷은 많지 않지만 은폐해 왔던 박종철군의 부검 결과를 검찰에서 언론으로 은밀하게 전달하면서 그 진상이 폭로돼 1987년 6월항쟁의 주요한 계기를 맞게 하는 전환점이 되는 주요 장면이다.

80년대 느낌 물씬 풍기는 연희슈퍼가 있는 곳은 목포 서산동, 연희가 삼촌인 한병용의 부탁을 받아 비밀 서신을 전달하는 사찰은 부산 해운대 해운정사에서 촬영됐다.  

이 외에도 한국영화 최초로 촬영이 허가된 명동성당을 비롯해 관광지로 유명한 철암 석탄역사거리, 사북 탄광 문화 관광촌 등 여러 명소의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1980년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

1987 영화의 중요한 배경지인 통영 충무교회와 목포 서산동 연희슈퍼, 그리고 부산 해운대 해운정사의 촬영 모습들.통영 충무교회는 민주화 인사 김정남 검거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곳으로 옥상과 청탑이 존재, 80년대 모습을 물씬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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