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문학 36집, 수향수필 45집, 박순자 수필집 줄줄이 출간

2017 통영문학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풍성한 수확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시, 시조, 수필, 연구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이 출간됐으며, 1년 내내 각종 수상 소식이 통영문단을 기쁘게 했다. 지난 연말 통영문단의 한 해를 결산하는 통영문학과 수향수필이 나란히 출간됐으며, 박순자 수필집 '달빛 낚기'가 경남예술지원금에 선정, 출간되는 기쁨을 안았다.

통영문학 제36집 출간
고동주· 표석봉 작가 특집

지난 한해 통영문인협회 회원들의 결실이 담긴 통영문학 제36집이 출간, 지난달 12일 조촐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번 호에서는 특집으로 2017 올해의 수필인상을 수상한 고동주 수필가의 '세상 잡사에 빗장을 걸고' 등 대표작 3작품과 함께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표석봉 시인을 추모하는 특집이 아름답게 추억되고 있다.

또 부안문학기행을 주제로 김다솔, 김승봉, 박태주, 양미경, 유영희 회원이 다양한 시각으로 또 다른 특집을 꾸몄다.

회원들의 열정이 담긴 시와 동시 60편, 시조 13편, 수필 7편이 소개돼 있으며, 박경리 선생 9주기 추모제에 따른 전국독후감과 백일장, 세미나와 시화전, 추모제 행사가 수록돼 있다. 

지난 한해 수확도 특히 풍성했다. 고동주 회원이 올해의 수필인상을 수상했고, 김보한 회원이 거제 청마문학연구상을 수상했다.

차영한 회원이 시집 '무인도에서 오는 편지'를 출간했고, 후배들이 뜻을 모은 표석봉 회원의 '밥그릇에 뜨는 달'은 무척 의미 깊은 시집으로 기록됐다.

강재남 회원의 첫 시집 '이상하고 아름다운'은 한국시문단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켜 각종 상을 휩쓸었고, 박연옥 회원의 시조집 '은빛 화답', 이지령 회원의 시집 '구체적인 당신', 박순자 회원의 수필집 '달빛 낚기' 등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통영문학의 현재성을 반영했다.  

김계수, 권순극, 박길중씨가 신입회원으로 입회, 2018 왕성한 활동이 기대된다.

양미경 통영문인협회장은 "문학은 생을 담는 그릇이고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제한 문자행위"라며 "이 책은 통영문인들의 무르익은 열매의 풍성한 수확으로 통영문학은 더 높은 봉우리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향의 짙은 향기에 취한 지 45년
수향수필 45집 출간

통영문단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수향수필문학회(회장 박병수)의 동인지 수향수필 45호가 연말 출간됐다.

2017 올해의 수필인상을 수상한 고동주 수필가의 '동백의 씨' '그 겨울 바다' '진주 빛 소원' 특집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이어 문학 재충전을 위해 다녀온 부산문학기행의 결과물인 김태식 회원의 '향파·요산 문학관 기행'이 독자를 반긴다.

2017년 회원들의 경사도 많은 해였다.

고동주 회원의 올해의 수필인상을 비롯 차영한 회원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창작지원으로 연작시집 '무인도에서 오는 편지'를 출간했다.

강기재 회원은 통영시지 편찬위원과 집필위원으로 활동하고, 전국시조창경창대회 평시조부 장원으로 입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봄에는 회원들의 연례행사인 문학기행의 부산 이주홍 문학관과 김정한 문학관을 다녀왔고, 피카소 전시회와 해운대 풍광도 함께 했다.

이번 호에는 왕성한 이들의 활동만큼이나 다양한 글이 수록돼 있다.

강근식 강기재 강일권 강재일 김병기 김부기 김수돌 김태식 김혜숙 박건오 박병수 박봉희 박순생 박순자 백란주 설복도 양미경 유영희 이광호 이창규 정한식 제왕국 조현국 진의장 차영한 최강렬 허순채 홍진근 회원의 작품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표제는 초정 김상옥 시인이, 표지 그림은 김안영 작가의 '어락도'로 꾸며졌다.

깊은 서정의 울림, 박순자 수필집 '달빛 낚기'
"그때는 붉은 꽃들이 피는 봄날이면 밤을 새는 젊음이 있었고 가슴 차오르는 서정으로 몸살을 앓았다. 바람 불고 낙엽 흩어지는 가을밤이면 비밀이 많아지고 그리움은 푸른색 하늘로 짙게 물들었다. 이유 없이 울컥거리는 열정을 풀어낼 곳이 없어서였을 것이다" <박순자 수필 달빛 낚기 중에서>

다래(多來) 박순자 수필가의 두 번째 작품집 '달빛 낚기'(소소리 刊)가 발간됐다. 황희문학상을 수상한 2012년 첫 수필집 '꽃자리' 발간 후 5년 만의 수필집이다.

박 수필가는 지난 2002년 11월 수필문학에 '비취빛 사랑' 등 2편의 수필로 등단, 글쓰기를 즐겨하고 그림 작업도 병행하는 독특한 작가이다.

늘 그녀는 자연은 그림으로 사색은 수필로 표현, 여성의 섬세한 촉각으로 사물을 깊이있게 고찰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세상을 대한다.

이번 작품집 역시 관조적 어법과 달관된 문장으로 빚어낸 49편의 수필이 제1장 가을 소묘, 제2장 쉼표 하나, 제3장 어제보다 오늘, 제4장 하모니카 소리로 구성돼 있다.

소녀 같은 감성이지만 오래 삭힌 문장, 깊은 서정의 울림을 주는 이번 작품집은 첫사랑 남편과의 만남을 빚은 '달빛 낚기'를 비롯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 여자로서의 삶, 어머니로서의 삶, 모시 한복을 통해 친정어머니를 그리는 딸로서의 삶, 두 며느리를 아끼는 시어머니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또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각종 인연과 일상을 통해 본 작가의 섬세한 감성, 세상을 꿰뚫는 지혜가 편린처럼 모여 있다.      

박 수필가는 "날마다 웃을 일은 줄어들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시간이지만 잠시 힘든 것을 내려놓고 말간 하늘 보듯 글 한 줄 읽을 수 있기를, 그리고 만나고 떠나는 시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상상한다"며 발간 동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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