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사는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통영에 마지막 남은 조선업체 '성동조선'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께 한 말씀 올립니다. 대통령께 글을 올리는 까닭은 정부가 성동조선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동조선 회생은 국정과제와 일맥상통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일자리'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것이 '복지'이고, '소득주도 성장'이고, '사람 중심 경제'로 나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편이라는 대통령의 철학과 믿음에서 말미암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을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천명하셨습니다. 동북아 해양강국으로 나아가는 것이, 한반도가 취해야 할 지리경제학적인 백년대계라는 대통령의 확신에 찬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성동조선 회생은 대통령께서 밝힌 일자리 최우선과 해운·조선 강국 실현이라는 국정 과제와 일맥상통하며, 이를 지역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성동조선은 지역의 핵심 일자리입니다.

성동조선은 한때 8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했습니다. 불과 2016년 말까지도 6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땀 흘린 현장이었습니다(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2017년 통계). 통영 경제활동 인구는 7만여 명으로 10명 중 1명이 일한 지역의 핵심 일자리가 성동조선입니다.

성동조선의 기술력은 세계적입니다. 특히 종방향 육상 건조 공법(GTS)은 조선산업에 혁신을 일으킨 기술로 평가합니다. 성동조선은 이제까지 260척 이상을 건조하며 육상 건조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왔습니다.

생산설비도 최신입니다. 2003년 창업한 성동조선은 조선 호황기에 최신 설비를 갖췄습니다. 면적도 194만 ㎡로 세계적입니다. 성동조선 관계자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10년 전에도, 지금도 중국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에 배를 수주한다고 합니다. 외국 선주들이 성동조선이 만든 배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성동조선 야드는 조선 국가산업단지입니다.

성동조선이 자리한 안정국가산업단지는 정부가 조선산업을 위해 조성한 국가산업단지입니다. 고성군과 인접하고 있으며, 거제 삼성중공업과는 바다를 두고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심은 깊고 파도는 세지 않은 천혜의 조선산단입니다.

조선산업은 수산업과 더불어 통영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연산업입니다. 신아sb 등 통영 시내에 자리했던 조선업체는 모두 무너졌습니다. 성동조선은 통영에 남은 유일한 조선업체이자 제조업체입니다. 성동이 휘청대면서 지역상권도 고사하고 있습니다. 성동마저 무너지면 지역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입니다.

지역의 유일한 제조업체를 살려주십시오.

성동조선은 지난해 5척을 수주했습니다. 최근에는 12~14척 규모의 신규 수주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금융 논리에 따라 저가 수주를 우려하지만, 작금의 낮은 뱃값은 수주 절벽이라는 세계적인 수요 급감에 따른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예전만 못한 가격일지라도 일감이 중요합니다. 현장이 돌아가야 기술자와 숙련공이 떠나지 않고 지역경제가 버틸 수 있습니다. 조선·해운 경기 회복을 전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다시금 큰 기회가 올 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은 나라가 앞장서 제조업 경쟁력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외국으로 나갔던 제조업체의 자국 귀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가, 지역이, 국민이 산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일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간곡히 요청합니다. 정부가 나서 세계 1위의 조선산업과 우리 지역의 핵심 제조업체인 성동조선을 지키고 되살려 주시길 거듭 간청합니다. 올해는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넉넉한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새해입니다. 대통령님도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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