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정부와 채권단 법정관리 발표
지역사회 충격 일파만파, 철회 촉구 빗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성동조선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됐다.

정부와 국책은행(채권단)은 8일 성동조선에 신규자금 투입 없이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으로 판단 법정관리를 발표, 통영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부채탕감 후 자산매각 절차를 진행한 뒤 사업변경, 인수합병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마저도 결과가 미진하면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견조선소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성동과 STX 두 조선소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내 조선업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며 “일단 STX조선의 경우 한 달 안에 자구안 이행에 따른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게 되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수은 행장은 “성동조선은 은행 관리 하에 정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며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더 나은 방도”라고 말했다.

두 조선소의 운명을 가른 것은 수주잔량이었다. 수주물량이 남아 신규자금 투입 없이 당분간 연명할 수 있는 STX조선은 구조조정을, 수주물량이 없어 하루 지날 때마다 적자 폭이 커지는 성동조선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

성동조선의 경우 현재 계약된 선박 물량이 5척 있지만, 현재 설계단계이며 실제 제작에 들어가지 않아 선수금 등 실제 건조자금은 투입되지 않았다. 선주와의 계약을 지금 취소해도 금전적 피해가 사실상 없다는 설명이다.

성동조선은 지난 8년간 수은 관리 아래 국민혈세로 연명해왔다. 성동조선은 수주가뭄을 이기지 못했고 4000억원의 신규자금은 금세 바닥났다.

결국, 성동조선은 청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은은 성동조선을 일단 법정관리에 보내 상거래·금융채무 등 자금유출을 동결하고 지출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후 자산매각 등을 추진하며 사업전환, 인수합병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버린 성동조선이 법정관리 후 회생할 가능성은 적다. 결국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돌입은 신아sb 사례처럼 청산까지 가기 위한 연착륙 과정으로 풀이된다.

조선사는 두 바퀴로 움직이는 자전거와 비슷해서 수주 물량이 있어야 계속 굴러갈 수 있는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신규 수주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법정관리를 졸업할 때까지는 기존에 보유한 현금과 남은 일감으로 버텨야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은 자본잠식 상태인데다 보유한 현금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수주잔량 5척을 연내에 모두 인도하더라도 더이상 들어올 현금도 없다.

성동조선을 수리 조선소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중국과의 경쟁력과 환경오염 등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성동조선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대규모 실직 사태와 지역경제 악화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동조선은 현재 124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고, 문을 닫을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성동조선의 구조조정으로 지역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통영과 전북 군산에 23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충격에 빠진 통영 지역사회는 천영기 도의원 기자회견을 비롯 법정관리 철회 촉구가 빗발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선 관계자 및 노조 역시 곧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투쟁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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