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시집, 새소리 받아 일기도 쓰고 (시문학시인선.563, 2018. 1. 30)
제8시집, 산은 생각 끝에 새를 날리고 (시문학시인선.564, 2018. 1.30)
제9시집, 꽃은 지기 위해 아름답다 (시문학시인선.565, 2018. 1.30

3권의 시집을 동시에 출간한 것은 대면의 자유가 나의 몸으로부터 존재하는 빛이 발아되었다. 실체가 갖는 허구성으로 직조된 존재가 일상日常 이미지의 변용에서 시작 되었다. 타자의 상처를 껴안으면서 아파하는 웃음을 얻어낸 것이다. 무화無化가 될 수 없는 죽음들이 환생이 아니라 전혀 다르게 새롭게 태어나 제자리를 찾은 생명력들이다. 바로 일생의 반복적인 미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까 생명의 소리에서 내가 망상網狀적인 거미줄에 걸려 고개 끄덕일 때 친숙하면서 낯선 이미지들이 신비스럽게 다가오는 사마귀 걸음들이다. 처음에는 감성의 겉살들이 바람처럼 까칠하게 스치더니 어느 블랙홀을 지날 때 일탈하는 나를 호명하는 바로 그곳에서 기척하여 만난 것들이다. 분명히 어디에서 시각적인 것에서만 몰입하다 귀환하면서 차가운 나의 손을 잡아준 것들이다. 무관심 밖에서 결핍된 채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너무도 먼 곳에서 괴물로 달려올 때 외면해온 관계성은 형체 없는 해골들이었다. 바로 나의 몰골들이다. 은유로 동거하면서 감성의 속살을 요구한 것들로부터 나의 고통은 도지고 말았다. 내가 나를 무시하고 하찮게 여긴 것들이 참신하게 나를 다시 찾아와서 적나라하게 나를 파헤치면서 해체한 것들이다.

하여 제7시집은 나를 흔들어 끝없이 질문하던 것들이 환유로 나선 것들이다. 절단되고 파편화된 것들이 재구성하여 우주의 소리로 공감을 유도하는 그림자들이다. 일체감이 될 수 없는 현주소를 분리와 결합작용은 물론 생성시키는 콜라주, 프로타주, 그라타주 하면서 아나그램으로, 때로는 칼렁부르 속에서 동시성으로 이끌어 헷갈리게 하고 있다. 그러니까 무의식의 이중성에 기생하는 불안들의 상상력이 새소리를 받아 나를 챙겨보도록 강박관념들이 실체를 픽션 한 시편들이다. 제8시집은 결국 나는 새를 날려 나의 편견과 의기소침을 호되게 꾸중하는 산이 되어 나의 위치도 다시 확인하는 시편들이다. 땀방울을 통한 통쾌한 고행을 맛본 것들이다. 아포리즘이 어디에 있는지를 니체로부터 얻어내어 산을 사랑해왔기 때문이다.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고정관념을 산울림과 그 속살들의 주장을 내세우고 변화무쌍을 다시 바늘로 찔러보고 특히 물꿩이 부러워 우포늪에 풍덩 빠져 내 잃어버린 고향을 볼 수 있는 안경알을 찾아낸 시편들이다. 진주촉석루를 맴돌며 유등축제에서 충격을 받은 새를 생각 끝에서 세상을 향해 날려본 시편들이다. 특히 성채를 위한 나의 지킴들은 어디 있는가? 아무리 둘러보고 불러 봐도 대답이 없어 지금도 내 열애하는 조국이 울지 않도록 나는 새를 날려 성채의 기둥들과 대들보를 간절히 찾고 있는 시편들이다.

제9시집은 어머니의 일생을 통해 에로스(삶)와 타나토스(죽음)이 공존하는 너머(여기서는 한 가운데)에서 늦게 얻은 쭉정이 씨앗에 희망을 걸고 악전고투하면서 처절한 한 생애를 겪은 과정을 노래한 대목을 못난 아들이 사모곡으로 엮은 필자의 자전적인 시편들이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