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월동 후 북상 중 휴식 취한 듯

 

2018년 3월 24일 오전 9시 통영시 용남면 용남초등학교 상공에 흑두루미들이 나타났습니다. 수백마리 흑두루미들이 뚜루루하는 소리들을 내니, 방에 있던 초등학생 아들이 먼저 듣고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급히 카메라를 챙겨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수백마리 흑두루미들이 회오리처럼 돌면서 나는 모습이 황홀했습니다.

사진을 확대해서 숫자를 정확히 세어보니 612마리였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이 소식을 전국에 있는 제 친구들에게 곧장 알렸더니 친구들이 댓글로 관련 정보들을 알려줬습니다.

3월 23일 오전에 월동지인 일본의 이즈미에서 약 5천마리의 흑두루미가 북쪽으로 떠났다는 것입니다. 흑두루미들의 비행 속도(시속 약 60km)를 고려할 때, 이 친구들은 3월 23일 저녁쯤 통영이나 거제에 도착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논이나 갯벌에서 잠을 자고는 이날 아침 떠나는 참이었을 것입니다. 흑두루미들이 통영에서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통영에 흑두루미들이 편히 쉴 만큼 넓은 평지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간밤에 어디서 잤는지 그 장소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고성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고성에는 가끔 흑두루미들이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두루미네트워크 대표를 지냈던 이기섭 박사에 따르면, 두루미들은 효율적인 비행을 위해 바람에 따라 비행 경로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통영을 지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지요. 내년에도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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