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소각 및 재활용선별장 일괄발주…외지 대기업 몰아주기식
한국전기공사협회 경남지회 "법 취지 위반" 반발, 분리발주 주장
오는 19일 통영시청 앞 350여 경남전기공사업체 관계자 궐기대회

통영시가 588억 규모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일명 쓰레기소각 및 재활용선별장) 설치사업과 관련, 일괄발주를 고수하고 있어 지역전기공사업체들이 강력 반발에 나섰다.

전기, 정보통신 등 여러 공정을 하나로 묶어 일괄발주가 이뤄질 경우 외지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식으로 지역업체들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영고성거제의 경기가 밑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업체들을 배제한 일괄발주는 '지역경제를 외면한 외지 대기업 몰아주기 사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통영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영시와 고성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사업비 588억원(국비 297억, 도비 93억, 시비 197억원)을 투입, 명정동 747일원에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시설은 통영시가 지난 2013년부터 계획을 수립, 타당성 조사와 주민설명회, 공청회를 거쳐 지난해 8월 투자심사를 의뢰해 최종 결정된 사업이다.

지난달 30일에는 경남도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서 기술형 입찰공사 입찰 방식을 심의, 이를 통해 시는 일괄발주방식인 기본설계 기술제안방식으로 결정했다.

나아가 시는 이 사업을 위탁한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이달말경 발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영시 환경과 관계자는 일괄발주 형식을 취한 것에 대해 "이번 사업은 각종 공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전기와 통신 등을 따로 분리발주하지 않는다. 일괄발주가 책임시공으로 하자발생율도 낮춘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업체의 참여를 위해서 발주로 선정된 시공업체들이 지역 전기업체에게 일정 부분 공사를 맡기도록 명시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기공사협회 경남도회(회장 김성진)는 "기술제안입찰 취지로 분리발주를 하지 않는 것은 국가계약법시행령의 규정 제68조 1항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은 전기공사와 다른 공사의 분리발주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리발주를해도 정상적인 공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다른 다수의 자원회수시설 공사가 전기공사를 분리방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전기공사나 통신공사의 분리발주가 기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가능함을 역으로 입증한다는 지적이다.

도회 신경수 사무국장은 "통영시의 기술제안입찰 통합발주방식은 대형공사로 인해 일부 대기업만 수주독점으로 배불리는 식이다. 중소전기공사기업들은 충분한 시공경험과 기술능력을 완비해도 입찰참여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현실"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전기설비의 품질과 안전확보, 발주자의 직접적인 공사비용 절감 등 효용성 높은 제도로 정착된 전기공사 분리발주를 규정한 전기공사법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괄발주 시 전문 전기공사기업의 입찰참여 기회 박탈로 경쟁력 저하는 물론 예산금액 대비 낙찰률이 높아 낙찰금액의 95%를 웃도는 경우가 대부분이이어서 국민의 혈세 낭비를 통영시가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산통합청사 신축공사 98.36%, 경기도 신청사 공사가 95.94%에 낙찰,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실제 대형건설 수주업체는 면허자격만 보유 관리하고 실제 시공은 저가 하도급을 실시, 부실시공, 경영악화, 기업도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분리발주는 오히려 전문적인 기술과 축적된 경험을 가진 전문 전기공사기업이 발주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전기공사를 직접 시공, 발주자는 공사원가 절감과 공기단축을, 시공자들은 공정한 기회로 부가가치 증대 및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최근 통영 고성이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데 이어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신청할 만큼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중소 전기공사업체를 위한 정책적 배려 또한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남전기공사협회 경남도회는 통영시와 통영시의회에 통영 고성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 분리발주 건의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오는 19일 통영시청에서 350여 명의 전기공사업체 관계자들이 대규모 규탄대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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