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모범운전자회 이종운 회장을 만나다.

“통영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이웃, 자라나는 아이들, 힐링도시 통영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힘닿는 그날까지 봉사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파란색 와이셔츠,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도로 한복판에서 일사분란하게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칼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강렬한 뙤약볕 아래에서도 365일 도로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 언뜻 보면 경찰 같지만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다.

그 속에서 봉사를 위해 불철주야 바쁘게 움직이는 모범운전자가 있다. 그는 통영시 모범운전자회 이종운(66) 회장이다. 트로트 가수 태진아를 많이 닮아 자칭 타칭 ‘통영 태진아’라고 불리고 있는 이종운 회장은 삶 자체가 봉사라고 할 정도로 가는 곳 마다 지역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그는 날마다 교통체증이 심한 교차로와 학교근처에서 교통봉사를 한다. 이 회장의 택시 안에는 항상 모자와 야광 봉, 야광잠바가 있다. 차를 운행하는 도중 접촉사고나 장애물 사고 등이 발생해 도로가 번잡할 때면 차를 주차해놓고 바로 도로에 투입, 상황을 정리한다.

누가 하기 전에 솔선수범하면 남이 따라오고, 동료가 따라온다는 철칙으로 오늘날까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종운 회장.

봉사를 하는데 이유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이 회장은 “제 성격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먼저 나서서 해결하고 도와주는 성격이다. 운전을 하면서도 내 욕심을 차리기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왔다. 그래서 오늘날 모범운전자대표자가 된 것 같다. 봉사란 마음에서 우러나와 스스로 하는 것이지 강제성을 띠거나 명령으로 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44년 운전경력을 가진 베테랑 택시기사인 이종운 회장은 안전운행에 있어 더욱 각별히 신경을 쓴다. 그는 “차선변경을 할 때 백미러를 보면서 30m 전방에서 깜빡이를 넣고 뒤차에 알려준다. 도로위에서는 찰나의 순간에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남보다 5분 늦게 간다고 생각하고 운전한다”며 안전운행을 강조했다.

통영모범운전자회에서는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야간청소년 선도, 새해맞이 행사, 대학축구 연맹전, 설·명절 서호시장 교통캠페인, 어린이날 행사, 한산대첩, 케이블카 상·하반기 환경청소 등 통영시에서 하는 각종 행사와 자연정화 활동, 교통캠페인 등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시민들의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이종운 회장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9시 5개 초등학교(진남초, 두룡초, 유영초, 충렬초, 통영초) 등굣길에서 스쿨존 지키기 캠페인을 한다. 그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들에게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같은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을 때 가장 보람되고 활력이 넘치는 순간이라며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태양열, 아스팔트 열기, 자동차 열기, 탁한 매연들 사이에서 하루 종일 호루라기를 불면, 목이 칼칼하고 아파오는데 봉사를 할 때에는 그런 것들을 전혀 못 느낀다.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이기 때문에 다들 불평불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때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우리에게 격려와 인사를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감사하고 힘이 난다”고 그는 말했다.

아쉬운 점은 없냐는 질문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가끔 초등학교 앞이나 혼잡한 교차로 가운데서 수신호를 할 때 자기 차를 막는다고 화를 내고 욕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럴 때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자 봉사하는 일이 시민들에게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불편함이 있겠지만 시민 분들이 수신호에 협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함박웃음 이종운 회장은 “힘닿는 날까지 모범운전자 회원으로서 통영시민을 위해서 사회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등굣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종운 회장은 청춘 못지않은 열정의 에너지와 통영을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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