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 김미옥 한국전통민화협회 통영시지부장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양식을 기반으로 그려졌던 그림. 부귀영화, 출세, 장수 등 다양한 소망을 기원했던 그림이다. 민화마다 상징하는 의미가 다르고 복을 가져온다고 알려져 집안에 민화를 걸어두는 집들이 많다. 요즘은 드라마 속 병풍이나 벽화로 등장하기도 해 우리 삶속에 친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한국 전통의 얼이 담긴 민화가 통영을 물들이길 소망하고 민화를 알리고자 고군분투 하고 있는 김미옥 한국전통민화협회 통영시지부장을 만났다. 올해 3월 한국전통민화협회 통영시지부장으로 발탁, 현재 통영에서 민화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통영에서 최초로 궁중 민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미옥 지부장은 “처음 민화를 접했을 때,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의 오방색이 주는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유의 색감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민화에 매료된 순간 이었다”고 민화와의 강렬한 첫 만남을 기억했다.

30년 동안 서예작가로 활동해온 그는 자연스럽게 민화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故마영희 선생에게 2년간 사사를 받은 그는 다년간 흡수 된 붓꽃의 힘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민화를 습득하는 속도는 더욱 빨랐다. 그 후 민화와 함께해온 생활이 10년.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통영, 서울, LA까지 4회의 개인전을 하고 경남미술대전 등 다양한 공모전 심사위원을 역임, 대한민국미술대전 민화분과 이사로 활동하는 등 민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통일부장관상, 대한민국 전통공예 장려상, 순천미술대전 특별상, 개천미술대상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민화에 대한 인지도가 전혀 없었던 통영에서 홀로서기를 했을 때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남들이 하지도 않는 옛 그림을 왜 그리려고 하느냐’는 주변에서의 볼멘소리에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민화에 열중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김 지부장에게도 행운의 여신이 찾아왔다. 통영시에서 주최한 통영시 문화예술 아카데미 강사로 선정돼 통영시민들에게 민화를 가르칠 수 있게 됐다.

그는 “40명의 회원들과 5개월 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전시회도 열었는데 그 결과가 너무나 좋았다. 그때부터 한명씩 저를 찾아왔고 민화를 배워보겠다는 분들이 많이 모였다”고 말했다.

김미옥 지부장은 현재 용남면에서 궁중 민화실을 운영하며 회원들에게 민화를 가르치고 있다.민화실의 지도교사로 각종 공모전에 참가하고 젊은 작가 발굴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정으로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제자들에게 자신이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을 모두 나눠주고 싶다는 김미옥 지부장. 오는 13~19일에는 회원들의 정성과 노력의 결실인 첫 번째 창립전을 앞두고 있어 그 의미가 깊다.

김 지부장에게도 언젠가 꼭 그려보고 싶은 민회가 있다고 한다. 금강산도이다. 우리나라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금강산의 모습을 완성시켜보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그는 “금강산은 계절마다 이름이 바뀌는 신비한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변화에 따라 각각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을 나만의 채색으로 완성시켜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미옥 지부장은 “민화협회가 통영에 처음 생겼고, 제가 지부장이 된 만큼 나 역시 초심의 마음과 굳은 심지로 통영에 민화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통영을 민화의 열풍으로 물들이는 것이 꿈이다”고 미소지었다.

오는 13~19일 민화창립전을 앞두고 있는 운정회 회원들과 김미옥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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