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르침은 소리와 글로 전해진다. 성경에서도 "태초에 말씀이 있었으니…" 로 시작된다. 신이 있어서 말씀이 있었다면 곧 신이며, 진리인 것이다.

이 세상은 언어로서 이루어졌다. 소리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사람의 본질이 나타나고, 큰 힘을 갖고 진동하는 것이다.

자신이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도록 말로써 뜻을 정하게 되며, 소리의 강약고저는 생명의 리듬이다. 천 냥의 빚도 말 한마디로 면할 수 있고, 한마디의 선고로 사형을 당하기도 하며, 한없이 가슴에 맺힌 것을 몇 마디 말로 풀기도 한다.

말에는 신비의 힘이 있다. 웃는 소리, 감탄하는 소리, 신음소리 등의 깊은 속 감정의 포현은 만족에 따라 다르지 않고 거의 유사하다.

소리를 내는 동물이 고등동물이며, 소리에는 진동하는 힘이 있고, 힘에는 진동하는 소리가 있으며, 우주자연의 위대한 진리의 힘에도 소리가 있다.

소리는 생명체의 진동이므로 호흡, 신체작용, 심리작용, 영적작용 등의 모든 수준에서 동시에 그 소리만큼 자신과 주변에 변화력을 발휘한다.

고대 인도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책 '찬드갸 우파니샤드'에 "음성의 근거는 기식(氣息 : 프라나)이" 라는 말이 나온다. 또한 "말소리는 불로 이루어진다" 고 정의하기도 했다. 즉 소리는 에너지이고 생기(生氣)임을 알 수 있다.

소리는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마음을 들뜨게 하기도 한다.

소리는 에너지요, 힘이요, 생명이요, 리듬이기 때문이다. 한마디의 말에 생기가 들기도 하고 기가 죽기도 한다. 하나님도 말씀으로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하지 않던가?

기타 줄도 너무 조여 있으면 고음이 나고, 너무 늘어져 있으면 저음이 나오듯이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온다.

격렬한 소리, 부드러운 소리, 괴로운 신음소리, 밝은 웃음소리, 한숨 쉬는 소리, 흐느끼는 소리, 빠른 소리, 느린 소리, 높은 소리, 낮은 소리 등 수 많은 소리가 상응해서 나온다. 그리고 어떠한 성스러운 소리를 듣거나 스스로 그 소리를 반복해서 내면 우리 자신도 그 소리의 힘에 의해 마음도 고상해지고 성스러워 진다고 한다.

말은 칼과 같아서 잘 쓸 때와 잘못 쓸 때 큰 차이를 나타낸다.

성(聖)스러운 말과 소리는 보약보다 우수하다. 또한 소리는 진동이나 파장의 길로 만들어진 에너지의 형태이다. 어떤 파장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소리는 유리잔을 깰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종류의 응집된 에너지는 강한 힘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면 보병 행진대가 다리를 건널 때 현명한 지휘자는 각 대원들에게 보조를 맞추지 말라는 지시를 한다.

같은 리듬에 맞춰 힘차게 내딛는 그들의 발걸음이 강하게 응집된 힘을 만들어 다리의 하부구조를 흔들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의식에서 소리의 힘을 이용한 '만트라(mantra)'를 실행하고 있다.

종소리, 북소리, 요령소리, 목탁소리, 노래(찬송가, 찬불가 등), 강의, 설교, 법문, 기도(통성 기도)가 그것에 속한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소리의 파장과 주파수를 입력하고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음악치료를 체계화시켜 심신의 안정과 질병 치료에 효과적으로 실용화하고 있다.

심리학자 도체(Champion K. Teutsch)는 "언어는 비옥한 토지(우리들의 마음)에 떨어진 씨앗과 같은 것이다"라고 했으며, "말 한마디가 이익을 가져올지 실패로 끝날지의 갈림길을 결정한다"고 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말, 곧 언어 습관이 본인 자신임을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임을 강조한 얘기다.

온 천지에 생명력을 내뿜는 소리로 가득해지는 계절이다.

우리도 함께 한 알 한 알의 긍정적이고, 밝고, 맑고, 향기로운 언어를 터트리며 맘껏 기지개를 켜보자. 그리하여 우리도 한 송이의 품격 있는 봄꽃들을 닮아 보는 건 어떠할까.

"한 마디 말이 곧 불이 될 수도 있다"

최진태<시인·최진태의 식물오디세이 저자>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