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조선 수군의 활약상뿐만 아니라 백성들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을 보아야 한다. 나아가 국제정세를 함께 보아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임란은 왜의 침공과 조선의 방어 전쟁이 아니라, 조명왜 3국이 참여한 다자간 국제전쟁이다. 조선 수군의 승리는 한반도 보전을 넘어 이후 동아시아의 역사를 결정짓는 분수령이었다. 임란은 왜의 정권 교체와 명의 몰락, 청의 패권장악이라는 대격변기의 향방을 결정짓는 신호탄이었다.

안타깝게도 조선의 정권은 그대로 유지되었고, 개혁하지 않았다. 패기 넘치던 개국과 문화부흥의 기운은 땅에 떨어지고, 약소국으로 전락해갔다. 백성들의 삶은 짓밟히는 꽃잎이 되었다.

지금 한반도에서는 세계 4대 강국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외교가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외교 1순위였던 중동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쉐일오일의 개발로 중동산 오일의 비중이 떨어지고,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완화되고 있다.

슈퍼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 국가 경영의 최우선 목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압박과 견제를 뚫기 위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신실크로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창과 방패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한반도에 쟁쟁하다.

이런 미·중의 각축 속에 일본과 러시아도 자국의 안보와 전략적 이익을 위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관심과 개입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였다. 세계 4대 강국의 국익과 사활이 걸린 한반도에 군사력과 경제력, 외교력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이다. 초고도 밀집 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지금이야말로 꽉 막힌 남북통일의 문을 활짝 열어젖힐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협정을 종전협정 또는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굳건한 평화 위에 남북 경협과 미래투자로 남북이 동반성장 해나가면, 2050년경 대한민국은 세계 2위의 경제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금융가에서 널리 통용되는 당포에서는 임란이 끝난 뒤인 1604년 제2차 당포해전이 벌어진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출발한 일본 무역선이 나가사키로 귀항하던 중 남해 미조 앞바다에서 규슈 서쪽의 오도(五島)로 오인하여 안내선을 부르며 포를 발사하였다.

이후 추도를 지나 당포 쪽으로 도망치자 통제영의 우후 신여량 장군의 부대가 이틀간 포격전을 펼친다. 선원 195명 중 생존한 50명을 나포하여 한양으로 압송하였고, 이들을 심문한 조선 정부는 중국으로 추방한다. 이들 중에는 중국인과 흑인, 포르투갈인까지 섞여 있었다고 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대리분쟁을 겪을 것인지, 동북아 평화지대의 균형자 역할을 하며 번영을 누릴지는 우리의 안목에선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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