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마이크 소리와 운동원들의 율동들이 시선을 멈추게 하는 6.13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전이 폭염 특보만큼이나 뜨겁다.

전국 4천28명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9천332명의 후보자가 출마했다. 통영과 거제, 고성 거리를 가득채운 현수막의 물결과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탈전도 치열하다.

7부 능선을 넘어가는 선거유세는 과다 경쟁으로 인해 지키지도 못할 헛공약 남발에 상대 비방에 열을 올리는 네거티브전으로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어떤 후보자가 출마했는지도 모르고, 선거는 딴나라 일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도 있다. 특히 이번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통영의 경우 7장의 용지가 제공, 여러 번에 걸쳐 투표하기에 복잡하고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포기를 결심한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유권자 1명이 행사하는 투표의 파생가치는 얼마나 될까.

올해 전국 지자체 예산이 310조 1천612억원이다.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광역·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3천994명이 4년간 운영하는 예산이 1천240조원인 만큼, 유권자 한명의 투표 파생가치는 2천891만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예산은 1조 700억원. 이 가운데 투·개표를 비롯한 선거 관리에 드는 직접 비용만도 5113억원이다. 이 돈은 전부 우리가 낸 혈세이다.

이 막대한 돈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체제도를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쓰지 않으면 안되는 비용이다.

이번 선거는 우리 지역 살림을 4년간 책임지며,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일꾼을 뽑는 거대한 축제이며,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질 수장을 뽑는 선거이기도 하다.

유권자가 가지는 한 표 한 표의 무게와 가치를 결코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시민 여러분, 당신의 선택은 어떻습니까.

내 소중한 권리의 최소 무게인 2천891만원 버리시겠습니까?

정당한 나의 권리이자 민주주의의 주인으로서 가지는 소중한 한 표, 바로 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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