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 마을N카페 손성희 바리스타를 만나다
세살 무렵 소아마비 휠체어 장애 2급…기초생활수급자에서 바리스타로 변신

“4~5년 전 서울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대회에서 휠체어를 탄 남녀 두 분이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리는 장면을 잊을 수가 없죠. 마냥 동경만 해왔는데 이제 저도 머신에서 커피를 내리고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등 여러 가지 커피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가 됐어요.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살고 사는 요즘입니다”

세 살 무렵 소아마비로 불편한 다리를 갖게 된 통영 토박이 손성희(53)씨.

그녀는 현재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 마을N카페에서 대표 바리스타로 활동 중이다.

마을N카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문바리스타 2급 자격교육을 실시하고,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카페테리아를 운영, 지역 주민의 소통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장애인들은 바리스타 기술을 습득하고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복지관 카페테리아 연계를 통해 일자리를 얻게 된다.

특히 복지관 카페테리아 운영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소통 공간 개방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손성희씨도 전문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평일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카페에서 커피를 내린다.

얼마 전 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을 받았던 그녀지만 올해 1월 장애인복지일자리를 신청,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기초생활수급자였을 때의 삶과 지금의 삶은 천지 차이예요. 우선 환경이 바뀌니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장애인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 집밖을 나와 여러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일 모든 것이 행복한 요즘”이라고 얼굴에 웃음 가득이다.

또한 손성희씨를 비롯 복지관 직업 재활 훈련생 장정률, 강동인, 강미송, 손수빈씨 모두 과정을 수료,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손성희씨를 도와 보조 바리스타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교육장 입구에 계단이 있어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해 복지사 선생님들 여러 명이 무거운 전동 휠체어를 들어 올려야 했는데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하고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손성희씨.

현재 통영여성장애인연대 이사로 여성 장애인들의 인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녀는 복지관 내 13공방 조합원이자 지역 프리마켓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손성희씨는 “마을N카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지난 2월 중순 임시 운영 중이라 아직 부족한 점들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카페 내 다양한 서적들이 채워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또 “장애인이 직업을 갖게 되면 혜택들이 끊기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병원비 지원입니다. 갑자기 지원이 끊기면 장애인들이 아파도 병원비 걱정에 진료를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해요. 이런 부분들이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이고 지원이지요. 일정기간만큼이라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인다.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편의시설 건립과 장애인들의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는 손성희씨.

그녀는 “요즘은 장애인들을 보는 사회 시선과 환경이 많이 좋아졌어요.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집안에만 있는 장애인들도 많은데,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오셔서 유익한 정보와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펼쳐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 또한 복지관이 생기고,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장애인분들이 저처럼 용기를 내셨으면 해요”라고 강조했다.

“복지관이 더 내실을 키워 장애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대와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며 열정 가득한 손성희씨.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바리스타의 꿈도 현실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저는 제 꿈들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값진 시간들을 채우고 보낼 거예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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