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구석이 참 많은 통영과 정주. 민족의 염원이자 선진국 도약의 발판인 통일의 물꼬가 열리는 날, 서로 형제의 연을 맺기 바란다.

두 도시의 만남은 단순한 자매 도시가 아니라, 남북한 자매 도시의 대표 모델이 될 수 있다. 가장 늦었지만, 가장 아름다운 통일의 가장 빛나는 콜라보가 되는 것이다.

두 도시가 동반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에 상호협력할 분야는 참 많다. 문화와 예술의 교류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빠른 건 수산업 교류일 것이다.

통영은, 낙후한 정주의 수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최고의 인력과 전문기술, 선박과 장비를 두루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업 1번지답게 통영에는 7개의 수산업협동조합 본소가 있다. 지역에 기반한 3개의 수협, 통영수협, 욕지수협, 사량수협과 업종별 4개의 수협, 멸치권현망수협, 굴수협, 멍게수협, 근해통발수협이다.

거기다 해양수산부의 수산자원조사센터와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등 수산업 분야의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자매결연의 시너지 효과가 매우 높다.

남북 간의 교류협력 진도에 발맞추어 정주의 학생과 청년들을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으로 유학시킬 수도 있다. 통영이 가진 특화된 분야가 바로 교육이다.

우리나라 수해양 교육의 효시인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뿐만 아니라, UN지속가능발전교육센터도 갖고 있다. 21세기 인류 공동체의 최대 과제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교육 사업의 다양한 모델을 개발해온 경험이 있다.

통영이 가진 가장 취약한 분야도 교육이다. 정주시가 대한민국 역사를 이끈 인재들을 배출한 힘의 원천은 교육이었다. 반면 통영은 전통공예기술과 수산업을 바탕으로 한 경제력이 원천이었다.

비단 통영만의 문제는 아니었겠으나, 시대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의 자질을 함양하는 학교와 교육이 없었다. 어쩌면 통영이 정주와의 교류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정주에서 배워 오든, 스스로 성찰을 통해서든.

아름다운 자연만큼 완벽한 학교는 없다. 자부심과 얘향심만한 선생도 없다. 그래서 통영이다.

하지만 한 명으로, 한 시대로 끝내지 않으려면, 체계화되고 집요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명확한 시대정신과 정교한 교육을 씨줄과 날줄로 하여, 지역의 아이들과 청년들이 던질 수 있는 그물을 짜야 한다.

천만 명이 찾는 관광 도시보다, 이십만 명이 사는 교육 도시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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