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해녀문화예술컴퍼니·거제해녀아카데미를 통해 본 해녀 보전과 전승

노래와 춤으로 해녀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해녀문화예술컴퍼니' 단원들이 테왁을 손에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획취재 “살아있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 해녀를 말하다”

<1> 제주도의 또 다른 얼굴, ‘제주해녀’
<2> 콘텐츠로 보는 해녀의 고달픈 삶
<3> 50초의 승부, 일본 ‘아마(海女)’
<4> 해녀 보전과 전승, 어디까지 왔나
<5> 통영 해녀, 그 길을 찾다

뭍으로 온 해녀들, 오늘도 테왁을 메다

올해 1월 설립, 거제·통영이 중심이 돼 문화전승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대표 김상수)는 해녀들의 권익과 복지개선, 해녀문화의 역사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창단됐다.

특히 통영, 거제 뿐 아니라 강원도와 남해 전역에 살고 있는 ‘뭍으로 온 제주해녀’들의 모임이다. 해녀들의 삶을 문화예술, 교육적 관점에서 재해석 정리하고 연구 보존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통영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는 해녀 문화 전승 및 보존을 위한 체계적인 해녀 물질 기술 기록을 바탕으로 후손에게 남겨질 유산이라는 사명감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해녀 양성을 위한 물질교육은 물론 현직 해녀들의 역사를 보존, 기록하고 있으며 콘텐츠 개발, 직업군 교육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 거제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녀문화를 전승하고 보존하려는 차원에서 해녀문화 체험수업을 비롯 학교교육들을 펼쳐오고 있다.

해녀들이 바다 속에서 잠수를 하며 해산물을 채취하는 활동, 물질을 나가는 배위에서 부르는 노동요인 해녀노래, 불턱에 둘러앉아서 언 몸을 녹이며 도란도란 나누던 배려와 나눔문화 등 살아있는 해녀들의 전통을 해녀문화 체험수업을 통해 나누고 있다.

또 해녀들이 물질을 갈 때 입었던 전통 옷인 ‘소중이 입어 보기’, 해녀들의 해산물 임시저장고와 안전지킴이 역할을 한 ‘테왁 메어 보기’를 통해 해녀들의 삶을 재현,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 김상수 대표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해녀들은 노령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앞으로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문화를 다방면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녀들 삶의 모습, 춤과 노래로 승화

열려라 열려 신비의 바닷길
바닷속에 숨어있는 길
열려라 열려 신비의 바닷길
바다를 걸어가는 길
하루에 한 시간 기적이 일어나
바다의 비밀이 드러난다
바다야 갈라져라
바다야 열려라
태양과 달이 허락한 시간
바닷길이 만나는 시간

사라져가는 해녀문화를 전승, 보존하고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해녀문화예술컴퍼니(대표 김순도)가 올해 초 발족,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 최영희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해녀문화예술컴퍼니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돼 있는 해녀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각종 공연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거제해녀아카데미에서 물질을 배우고 수료한 회원들과 해녀문화를 예술로 승화시키는데 관심을 가진 30여 명의 예술인들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바다의 향기를 전하는데 실감나는 몸짓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15일 거제 청소년수련관 연습실에서 만난 단원들은 해녀복인 소중이를 입고, 테왁을 메고 해녀의 삶과 모습을 나타내며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안무를 척척 해낸다.

특히 2017년 바다미술제, 거제시청 성화 봉송 축하기념공연, 2018년 거제도국제펭귄축제 등에서 해녀문화공연을 하고 뜨거운 관심과 많은 시민들의 응원과 축하를 받았다.

또한 지난 4월 통영에서 열린 봉숫골 축제에서도 해녀춤 공연을 펼쳐 인기를 끌었고, 거제 실버타운에서 해녀춤 공연 봉사활동을 펼쳐 봄을 맞은 어르신들에게 즐거움과 효심을 안겨드렸다.

해녀춤을 추는 모습을 본 몇몇 어르신들은 “내 생전 해녀들이 춤추는걸 처음 보네”하며 감격스러워 했다.

국내외 축제관계자들의 공연관련 문화예술접촉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해녀문화예술컴퍼니의 활동은 지역 내 활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1월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념 영·호남 페스티벌에서도 영남 대표로 해녀공연으로 무대 중심에 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녀문화예술컴퍼니는 앞으로도 문화, 예술, 공연, 체험 등 다양한 경로로 해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신나영 단장은 “해녀들의 삶의 모습을 해녀춤으로 승화시켜 완전한 춤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개발, 재능기부를 통해 주변에 해녀문화를 알리려 노력할 것이다. 특히 공연, 뮤지컬, 인형극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또 학교교육, 해녀문화재교육 지역문화유산교육에 참여, 교육기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 세운 학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최초 현업 해녀에 의한, 후배 해녀를 위한 미래 해녀 양성 전문기관인 ‘거제해녀아카데미’.

2016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도 지난 5월 2018년 거제해녀아카데미 입학식을 열고 해녀후보생들이 일제히 해녀 공부에 돌입했다.

세계적 문화유산의 가치가 있는 해녀들의 공동체 문화와 생활사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해녀 양성과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거제해녀아카데미. 고령화된 해녀문화를 지키고 보전해 미래 세대에 고유한 해녀문화와 역사를 전승할 수 있는 해양문화교육을 실시한다.

제주도 해녀학교에 비해 교통, 지리적 이점이 뛰어난 거제도에서 해녀교육을 받고자 하는 전국의 지원자들이 몰려들어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해녀아카데미에는 해녀가 되고 싶은 사람과, 귀어귀촌을 위해 바다를 알고 바다를 체험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해녀문화를 알고 해녀문화 지키기와 보급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거제해녀아카데미는 개설해 고령화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해녀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다. 또 귀어귀촌을 꿈꾸는 시민들에게 바다를 제대로 알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바다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해녀교육에는 거제해녀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해 안전하고 실용적인 노하우를 전수한다.

참가자들은 해녀 기초 이론부터 해녀 바로 알기, 물질, 안전교육, 해녀 노래 부르기 등 독특한 해녀 문화를 체험하고 배운다.

특히 단순히 해녀교육과 해녀양성을 넘어서 해녀문화를 지역관광 상품으로 개발, 문화 콘텐츠로써 예술인들과 교류를 통해 해녀들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한 해녀의 고령화와 지구온난화, 어족자원의 고갈과 어려운 작업 환경으로 인해 거제도를 포함한 현업해녀의 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 최영희 회장.

“골든타임 직면한 해녀들, 계승·발전에 힘 모아야”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 최영희 회장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서울에서 남편의 고향인 거제도로 귀어, 해녀 물질을 시작한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 최영희 회장.

최영희 회장은 거제나잠협 회장을 지내고 해녀의 권익과 복지개선을 위해 오늘도 최일선에 나선다.

그녀가 리더로 있는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는 지난 2016년부터 단체 설립을 위한 준비에 돌입, 2018년 1월 공식적으로 단체를 설립해 해녀들의 권익과 복지개선은 물론 해녀문화의 역사와 기록을 남기는 작업들을 해오고 있다.

최영희 회장은 “해녀문화 전승 및 보존, 체계적인 해녀 물질 기술 기록을 남겨 후손에게 남겨줄 유산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 및 사업들을 진행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녀 물질교육과 보존, 기록, 문화, 콘텐츠 개발, 직업군 교육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라 밝힌 최영희 회장은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의 본부가 통영에 있다는 것도 큰 상징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최영희 회장은 “현재 보존회 본부가 통영에 위치해 있다. 이는 통영을 중심으로 해녀문화가 더욱 더 활발해지고 다양한 사업들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지금 해녀들의 현 상황을 ‘골든타임’이라고 밝힌 최영희 회장은 “현재 해녀들 대부분이 고령의 나이다. 앞으로 10~15년 후에는 해녀가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해녀문화를 지속 전승 보존하기 위해서는 현업해녀들로부터 물질 기술을 전수받고, 해녀 양성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제주도는 제주해녀의 고령화에 따른 해녀 보호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출가해녀(육지로 온 해녀) 또한 80세 이상의 고령 해녀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복지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겨울철 해녀들이 물질하고 난 후 불턱(해녀 휴게소 및 탈의실)을 지역마다 필요로 하고 있다. 해녀문화의 보존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최영희 회장은 “지자체에서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미비하다. 이에 민간단체에서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지속성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해녀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돼 살아있는 인류문화인 해녀문화를 지켜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해녀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앞장서고, 지자체 지원에 힘입어 해녀문화 콘텐츠 개발을 하고 싶다. 나아가 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한국을 넘어 세계적 문화로 정착되길 소망한다”고 바람을 밝힌 최영희 회장 그녀는 오늘도, 내일도, 바다에서 또 뭍에서 ‘해녀들의 권익과 복지개선’을 위해 테왁을 등에 메고 나선다.

거제해녀아카데미 3기생 김수일씨
해녀문화예술컴퍼니 김정옥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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