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욕지도지구 지방상수도확장 사업 주민설명회
주민들 위험천만 댐 확장 반대, 섬마을 주민 불안감 ‘덜덜’

“동네 주민들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도 않고 행정 편의로 밖에 안 보인다. 특히나 지금도 비가 많이 내리거나 태풍이 오는 날이면 댐 밑에 사는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식수원 개발한다는 이유로 댐을 확장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통영시가 욕지도지구 식수원개발(지방상수도확장) 첫걸음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지방상수도확장을 위해 욕지도 댐을 확대할 것이란 용역업체의 설명에 주민들이 “욕지도 주민들 입장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보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반발했다.

통영시는 지난 17일 욕지공공도서관에서 욕지도지구 식수원개발(지방상수도확장)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황선욱 상하수도과장을 비롯 지역구 손쾌환 의원, 조규용 욕지면장, 용역을 맡은 ㈜삼안 상하수도 2부 김중찬 부장, 욕지 주민들이 참석했다.

김중찬 부장은 급수구역 확대에 대해 “기존 급수구역 10개 마을에서 25개 마을로 확대, 기존 급수인구 950인(보급율 40.9%)에서 급수인구 2,214인(보급율 93.1%)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에 욕지식수댐의 기존 물량 94.3천㎥에서 181.6천㎥, 욕지정수장 기존 800㎥에서 1,800㎥로 확장시킬 것이다. 또한 배수지 4개소 신설과, 가압장 신설, 해저관로 신설 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중찬 부장은 이날 ‘욕지댐 확장 및 현장 검토’ 부분 발표와 함께 주민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김중찬 부장은 “시설물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년마다 정밀검사를 실시, ‘양호’ 결과가 나왔다. 또한 욕지식수댐은 2007년 준공으로 10년 이상 안정화 진행과 외측사면(배면) 누수 흔적이 전혀 없었으며, 댐 정부 계획구조물은 중심 점토에 하중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욕지도에 사는 주민들이 더 불안에 떨고 잠을 못 자게 하려고 하는 설계”라고 꼬집으며 “지금 발표하는 PPT 내용도 우리 주민들이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또 지금 댐 규모나 확장 한 후나 물량은 비슷할 것이다. 모자란 물은 어디서 보충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한 주민은 “이번 설명회를 보면 동네 주민들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행정 편의대로 가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당연히 설계하기 전 안전 걱정은 하지 않아도 주민들을 안심시키지만 현실상 위험도가 굉장히 높다. 댐을 확장해서 물을 더 채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주민들이 먼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설계로는 사업을 추진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사업은 욕지 주민 모두 죽이는 것이다. 사업 추진을 다시 한 번 재고해야 된다. 아무리 식수원 사업이 숙원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위험성을 안고 추진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소리 높였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는 공무원들의 인사이동으로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문제시 됐다.

욕지도 주민은 “담당공무원이 계속 바뀌다 보니 사업이 계속 딜레이 되거나 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가장 중요한데 담당했던 공무원이 인사이동으로 다른데 가버리면 하나부터 열까지 또 새로 시작해야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역구 손쾌환 의원은 “주민들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민들이 시공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 주민들의 걱정거리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욕지도에서 73년 살았다. 댐은 건들면 안된다”

-욕지도 상촌마을 아대용 이장

주민설명회가 끝난 후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계단을 내려가던 상촌마을 아대용 이장을 만났다.

아대용 이장은 “이 더운 날에 이런 설명회 듣게 하려고 주민들을 모았나, 욕지도 댐은 절대 건들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아대용 이장은 “내가 욕지도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 73년을 살고 있다. 오늘 설명회에서 댐을 확장한다는 말을 듣고 기가 찼다. 욕지도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 저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냐며 되려 물었다.

또 “설계상 아무리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공사를 하면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댐 확장이 아닌 다른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며 “욕지면 청사마을이나 유동마을에는 차가운 물이 난다. 이에 유동마을에 저수조를 만들면 라인을 따라서 도동, 덕동, 유동까지 물을 보급하고, 청사마을에 저수조를 만들면 노대마을까지 물 보급이 가능하다.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고 예산을 투입해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고 걱정 없는 식수원 개발사업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대용 이장은 “또 이런 설명회를 하려면 마을 이장들한테만 알리는 것이 아니고 욕지도 주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네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들어보고 주민들이 어떤 부분을 염려하고, 또 어떤 부분이 꼭 필요한지 주민들 의견수렴이 먼저다”라고 강조하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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