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권지영

연일 지속되는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원기를 회복시켜 줄 여름철 보양식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삼계탕이다.

그러나 올 여름에는 웰빙 수산물인 전복이 보양식의 대표주자인 삼계탕의 매출을 추월할 만큼 인기가 좋다고 한다.

전복은 연중 그 맛에 큰 차이가 없지만 산란기인 겨울철을 지난 후 봄부터 다시 살이 차오르고 육질이 단단해지기 때문에 여름이 제철이다.

선사시대 패총에서 그 껍데기가 발견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식용했던 전복은 진미(珍味)로 여겨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랐던 진상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껍데기는 나전칠기의 재료로 사용할 만큼 우리민족이 좋아하는 수산물 중 하나이다.

전복은 흔히 패류(조개류)로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는 복부에 발이 붙은 형태의 연체동물인 복족류(腹足類, Gastropods)에 속한다. 복족류에는 전복이외에도 고둥, 소라, 달팽이, 골뱅이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에는 소형종인 오분자기를 비롯하여 둥근전복, 대형종인 말전복, 왕전복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주로 미역, 다시마, 감태 등의 해조류를 먹고 자란다.

전복은 내장의 색이 녹색을 띠면 암컷이고 황백색이면 수컷으로 구분하는데 수컷은 육질이 단단하여 회나 초무침 등 날것으로 먹기 좋고, 암컷은 육질이 부드러워 죽이나 찜, 조림 등으로 조리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전복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칼슘, 인, 철분 등의 미네랄과 피부미용에 좋은 콜라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의 건강식으로 좋을 뿐만 아니라, 아르기닌, 타우린과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피로회복 등 자양강장의 효능도 있다.

한방에서는 전복의 성질이 평(平)하고 서늘하므로 열이 많은 사람, 어지럽고 뒷목이 당기는 사람, 입과 목이 자주 마르는 사람들이 먹으면 증상이 없어진다고 한다.

또한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는 전복 껍데기를 석결명(石決明)이라 칭하며 약재로 사용하였는데, 전복 껍데기를 물에 담갔다가 그 물로 눈을 씻거나 갈아서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시야가 가려지는 질환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영양학적, 한의학적으로 다양한 효능이 있고 맛도 좋은 전복,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장마도 끝나고 이제 초복이 지났다.

기상청에서는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이고, 새벽까지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니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폭염으로 입맛도, 기운도 떨어지는 이시기에 기력을 회복하고 무더위를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여름 보양식 전복을 맛있게 즐겨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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