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재미’ 축제는 이 두가지로 요약된다. 대한민국을 습격한 111년만의 폭염 속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이순신을 주제로 한 교육형 여름 체험축제이다.

유등축제, 나비축제 등의 관람형 축제가 ‘무엇을 보여 주는가’에 집중한다면, 한산대첩축제가 지향하는 체험형 축제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무엇을 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이순신과 한산대첩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람객들이 일상 혹은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치중한다. 따라서 축제의 재미는 관람객들이 무엇을 하는가, 즉 참여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체험형 축제가 강조하는 지점은 소비자들의 ‘오감만족’이다. 물론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되지만, 화천산천어축제에서 물고기를 잡고, 보령머드축제에서 갯벌에 구르며, 양양송이축제에서 송이를 따는 등 주로 촉각적인 부분에 축제 재미를 부여하며, 그에 따른 다양한 체험 요소를 제공한다.

최악의 폭염 속 이번 통영한산대첩축제는 과연 오감만족이었을까.

매년 뜨거운 날씨탓에 축제를 준비하는 한산대첩제전위원회도, 자원봉사자도, 그리고 참여하는 시민들도 낮에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지경이었다.

올해 시민참여퍼레이드, 야간프로그램 강화 등 한층 젊어진 기획으로 높은 점수는 받았지만 전체 관람객수는 폭염으로 감소했다는 평가다.

1962년 한산대첩기념제전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57년의 한산대첩축제. 원래 행사는 매년 10월에 개최했으나, 지난 2000년 시민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임진왜란 당시 실제 한산대첩일인 1592년 7월 8일을 양력으로 환산, 8월 14일을 기준으로 시기를 바꿔 개최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 되는 지금, 개최시기 조정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물론 기념일, 제삿날을 바꾼다는 것은 그 의미와 뜻을 퇴색시킬 수도 있다. 기념일인 한산대첩일은 고유제나 의례로 대체하면서 당초 10월에 개최했던 배경을 살펴보고, 시대변화에 따른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개최 시기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놀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통영한산대첩축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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