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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제라도 만날 수 있어 고맙소”김정권 이등중사 68년 만에 가족의 품…기적의 귀향
故 김정권 이등중사 호국영웅 귀환 “감동”
  • 박초여름 기자, 조우진 인턴기자
  • 승인 2018.09.06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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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권 이등중사의 부인 이명희 여사가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보! 이제라도 만날 수 있어 고맙소”(아내 이명희 여사)

“아버지! 아버지∼어머니 혼자 고생하셨습니다. 그 어머니가 계셨기에 제가 올곧게 살아왔습니다. 아버지! 저 잘한 것 맞죠? 이 기적 고맙고 고맙습니다. 아버지와 대한민국에게 큰 절을 올립니다”(아들 김형진 경상대 교수)

21세 꽃다운 새색시 이명희 여사는 외롭고 힘든 68년의 세월을 기다리고 기다려 어느덧 89세의 노인이 됐다. 남편을 품에 안고 흐느끼면서도 힘겹게 말한다. “여보! 이제라도 만날 수 있어 고맙소”

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일 오후 1시 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6·25 전쟁에서 전사한 故김정권 이등중사(1928년생)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개최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6·25전쟁 당시 전사했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야에 잠들어 있던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다.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DNA 시료채취 참여와 6·25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노력으로 故김정권 이등중사는 가족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에게 故김정권 이등중사의 참전경로와 유해 발굴 과정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전사자의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품(단추, 칫솔, 버클)이 담긴 ‘호국의 얼’함을 전달했다.

국방부 관계자가 유가족들에게 故김정권 이등중사의 참전경로와 유해발굴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故김정권 이등중사의 유가족과 군부대, 강석주 통영시장, 강혜원 시의회 의장, 한산신문 허도명 대표이사 등 50여 명이 참석,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특히 故김정권 이등중사의 어머니가 1988년 아들의 회갑을 맞아 써놓은 편지가 30년 만에 전달돼 마음을 울렸다. 유가족 대표가 편지를 낭독하자 故김정권 이등중사의 부인 이명희(89세) 씨는 “이제라도 만날 수 있어 고맙다”며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오랜 시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아들 김형진(69세) 씨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2010년 통영시 보건소에서 고모와 함께 DNA 시료채취에 참여했다. 8년이 지난 2017년 10월 24일 국유단은 경기도 파주 박달산 무명 170고지에서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굴, 이후 정밀감식과 유가족의 DNA데이터 비교 분석을 통해 지난 7월 무명용사 유해에 ‘김정권’이라는 이름을 찾아 줄 수 있었다. 이로써 68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들 김형진 씨가 DNA 검사결과로 ‘부자관계로 확인된다’라는 통보를 받은 날짜는 지난 7월 5일. 이날은 김형진 씨의 생일이자 형진 씨 아들의 생일이었다. 故 김정권 이등중사는 신기하게도 아들과 손자의 생일날에 돌아온 것이다.

김정권 이등중사는 1928년 경북 의성군에서 4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아내 이명희 씨와 결혼했다. 1950년 23살의 건장했던 청년은 7월 아들 형진 씨를 낳은 지 한 달 만인 8월 31일 피난길에 국군에 입대하게 됐고, 그 모습이 피붙이 아들을 업고 두려움에 떨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내와의 마지막이 됐다.

김정권 이등중사는 경산·영천 일대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1사단에 배치, 낙동강 방어선 전투와 평양 탈환 작전에 참여하며 북한의 평안북도 운산지역까지 이동했지만 중공군의 거센 공세로 다시 임진강까지 후퇴했다. 이때 임진강-서울 서북방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델타방어선전투(1951년 4월 25~27일)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정권 이등중사의 아들 김형근 경상대 교수가 돌아온 아버지께 인사를 올리고 있다.

아들 김형진 씨는 “129번째로 아버지가 우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셨다. 확률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귀환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아버지께서 안 계시는 동안 어머니 혼자 오랫동안 고생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미끄러지지 않고 똑바로 성실하게 올곧게 살아왔습니다. 아버지! 저 잘한 것 맞죠?”라며 아버지께 인사를 올리기도 했다.

한편 신원이 확인된 김정권 이등중사의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추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정권 이등중사의 부인 이명희 여사.

 

 

 

 

 

 

 

박초여름 기자, 조우진 인턴기자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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