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10주기 유족과 화해…윤이상 이름 공식 사용 승낙, 기념사업 탄력

 

혹독한 경기불황에도 2005 문화예술계는 통영 정체성 찾기에 주력한 한 해였다.

 

이순신 열풍으로 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한산대첩의 재단법인화로 특성화된 시민축제로 승화시켜 세계화 작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또 한강거북선이 반세기만에 서해안 뱃길을 열고 4백년전 한산대첩의 현장인 통영에 되돌아왔고, 이 역사적 순간을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통영국제음악제 연중 시즌화로 통영문화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았다.

 

특히 윤이상 10주기를 맞아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평화재단이 손을 잡고 방북, 유족과의 화해를 통해 선생의 이름을 공식 사용할 수 있다는 승낙을 받아 음악당과 콩쿠르 등 각종 기념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또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1차 명단 보고회에서 청마 유치환이 제외되고, 각계에서 청마우체국 개명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지난해부터 친일 의혹이라는 곤욕을 치뤘던 청마가 누명을 벗었다.

 

미술계에선 전혁림 화백의 구순전과 이한우 화백의 프랑스 상원 초청전 등 노익장을 과시, 통영예술의 우수성과 저력을 국내외에 당당히 알렸다.

 

윤이상 페스티벌 하우스와 문화동 배수시설, 해저터널 등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반면, 정작 인간문화재와 전통에 대한 인식부족과 홀대로 12공방축제, 한시대회 등이 지역축제에서 제외되는 비운을 겪었다.

 

또 연극 영화 음악, 3.1운동의 집회장 등으로 신문화 청량제 역할을 하던 봉래극장이 9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아쉬움을 더했다

 

공연장과 전시장에서의 핸드폰 등 수준이하의 관람태도나 설치미술 작품 훼손 등은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문학

올 한해 문학계 가장 큰 이슈는 청마, 김용익, 초정 이 세단어로 압축된다.

 

청마우체국 개명과 관련 일각에서 청마의 친일 의혹을 제기했으나 문인협회 주축의 통영예총을 비롯 고성, 거제 예술인들이 연대 항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반박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청마와 동시대를 살았던 소설가 박경리, 미술가 전혁림, 전 부산대 학장 오점량 등도 생생한 증언을 보태 힘을 실었다.

 

또 세계가 극찬한 꽃신의 김용익 10주기를 맞아 통영문인협회가 문학의 밤을 열어 집중 재조명했으며, 지난해 타계한 초정시비 건립 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문학에서는 유명예술인 재조명 작업의 연속이었다.

 

장하보 작품의 발굴도 눈에 띄었으며,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된 통영 곳곳에 작품 내용을 담은 표석도 설치됐다.

 

또 조선조 백운암 고시완 문집과 고영진 하서집 등이 국사편찬위원회에 의해 마이크로필름 및 CD로 영구 보존되는 영예를 안았다.

 

▲음악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10주기로 세계 이목이 통영에 쏠린 한 해였다.

 

통영을 비롯 국내는 물론 독일과 북한,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넘실 되는 가운데 “윤이상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해도 좋다”는 유족의 허락은 통영음악사 한 획을 그은 일대의 사건이었다.

 

통영국제음악제 시즌화는 통영을 아시아 음악의 1번지로 급부상시켰고, 문화관광부 공연예술분야 3년 연속 최고등급 평가를 받아냈다. 

 

이 역량은 통영심포니오케스트라의 10년 재도약과 더불어 통영 거제 고성 남해 사천 등 5개 도시가 힘을 모은 한려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탄생시켰다.

 

또 사장위기에 몰린 통영삼현육각을 발굴,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전통음악의 정통성 확립에도 한 몫을 담당했다.

 

통영출신의 락밴드 ‘네미시스’의 돌풍이 거센 한 해였고, 한산신문 창간 15주년 기념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통영관악단의 5개 초등학생들과의 대규모 협연, 통영플루트앙상블의 청소년 음악회 등도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 연예협회의 예술제 시민노래자랑도 호응도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통영 YMCA 총장의 국제음악제 표 예매 사건이나 음협의 학생음악경연대회의 본선 진출자 발표 번복 등은 통영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사회적 파장을 빚었다.  

 

▲미술

최악의 불황기 속에서도 통영출신 미술가들의 발걸음이 각종 전시회로 분주한 한 해였다.

 

특히 구순을 맞은 한국색채추상의 대가 전혁림 화백이 경기도 이영미술관에서 ‘구십, 아직은 젊다’는 대규모 전시회를 열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이한우 화백은 프랑스 상원 오랑쥬리 드 룩상부르 미술관 초청으로 ‘아름다운 우리강산’전을 펼쳐 통영미술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서 한껏 발산했고, 서울시민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연명예술촌과 지역민의 갈등은 안타까움을 더했지만, 청년작가 장치길 후원회 결성은 또 다른 통영의 역량을 보여준 쾌거였다.

 

전혁림 미술관의 인터넷 쇼핑몰 개점과 지역출신 신인 작가들의 다양한 기획전, 통영미협과 화우회의 왕성한 활동 등도 돋보인 한 해였다.  

 

한편 이인철 화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도 교차한 해였다.

 

▲연극

통영연극협회와 벅수골의 열성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극단 벅수골은 제1회 통영소극장 축제를 신설, 열악한 지방문화를 육성하고 연극의 다양한 묘미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등 전국 연극계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또 장창석 연출가가 7년만에 직접 무대에 올라 연극과 함께 한 25년의 관록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으며, 타 지역 극단들을 초청 다양한 형태의 무대예술도 선보였다.

 

제상아 연출가의 지도로 용남초교 연극반이 어린이 연극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맛봤다.

 

▲무용

통영오광대, 승전무, 남해안 별신굿이 국내외 무대에서 훨훨 난 한 해였다.

 

승전무 엄옥자 고문이 부산대학을 통한 인재 육성과 예술 발전 공로로 부산 시민상을 수상했고, 통영오광대 김홍종 회장이 국비지원으로 유럽 3개국 연수에 나서 문화적 안목을 넓혔다.

 

더불어 무용협회 박기헌 회장이 대학 강단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전통과 현대의 접목으로 각 무대에서 박수를 받았다. 

 

이영희 경상대 교수 역시 2005 예총예술문화상 지역부문 공로상을 받아 올 한해 무용계 경사가 많았다.

 

▲사진

3년 간 한국사진작가협회 통영지부를 이끌 이유문 신임지부장의 선출로 올해를 시작했다.

 

사진계는 사협 지부 창립 41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집 및 회원전 개최로 통영사진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전국 통영사진 공모전으로 사진 저변 확대에도 한 몫을 했다.

 

또 류태수 예총 지부장이 대한민국사진대전 추천작가로 선정돼 각 사진전 심사위원 자격을 획득, 통영사진계 위상을 드높였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