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경상남도서예대전 대상 통영 최초 김철배 서예가

“서예는 제 생활에 스며들어 일상이 됐고,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평생 함께할 저의 동반자입니다”

청파 김철배 서예가가 (사)한국서예협회 경상남도지회(지회장 정대병)가 주최한 '제30회 경상남도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상을 받은 작품은 많은 서예가들이 아끼는 문장으로 유명한 조영(699~762·당나라) 시인의 당(唐)시 ‘종남망여설’이다.

이작품은 봄에 눈이 녹으려 하는 무렵의 종남산을 바라보며 지은 시로 ‘빼어난 종남산 그늘진 산마루에 눈 덮여 흐르는 구름이 아름답고 단아하다. 아름다운 숲과 풍광이 밝게 드러나니 성안은 해 걸음 추위가 더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김철배 서예가는 “여러 선생님들의 지도 덕분에 대상이라는 큰상을 받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사실 저 자신에게 비춰봤을 때 미흡한 작품이라 선생님들께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젊은 시절, 급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던 그에게 결혼은 하나의 변환점이 됐다. 결혼 후 아내는 남편의 급한 성격을 위해 방법을 모색했고, 서예를 남편에게 추천했다.

그때부터 서예와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1987년부터 붓을 잡은 김철배 서예가는 직장생활과 동시에 일주일에 2~3번씩 학원에 다니며 서예를 배웠다. 어색했던 서예와의 첫 만남의 순간이 몇 달이 지나자 설렘으로 다가왔고, 학원갈 날만 눈 꼽아 기다리게 됐다고 한다.

세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일의 특성상 잦은 발령으로 통영을 떠나 부산, 목포 등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서예에 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길 때에도 그 지역의 서예학원을 찾아 문을 두드렸고, 꾸준히 붓을 잡고 글을 썼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1년 12달 어김없이 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갈고닦은 김철배 서예가는 “서예를 하다 보니 제 급한 성격은 사라졌고,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만나 새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게 있어 서예라는 것은 발전의 롤 모델이며, 인생을 살아가는 지침이다. 서예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느긋함과 여유로운 성격으로 변화한 후 가장 좋아하게 된 시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철배 서예가가 소개한 시는 충지선생의 한시 閑中自慶(한중자경)이란 시다.

김 서예가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서도 한가함을 즐기자는 뜻에서 이 시를 좋아한다. 시를 읽을 때마다 가슴 깊이 새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 마음이 번잡하고 시끄러울 때 시 구절을 읽으면 마음이 평온함에 들어선다”고 말한다.

그는 “서예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자라나는 청소년이나 일반 시민들이 서예를 범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쯤 도전해봤으면 한다. 붓을 들고 차분하게 글을 쓰면 끈기와 인내심, 집중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통영시민들도 저와 함께 서예에 대한 관심을 가져서 쉽고, 재밌는 서예의 매력에 빠졌으면 좋겠다”며 통영시민들에게 서예의 매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김철배 서예가는 자신을 서예의 길로 이끈 아내와 스승인 덕암 이창덕 선생에게 큰 감사를 전했다.

“이번 대상을 받기까지 집사람이 제 뒷바라지 한다고 고생이 많았다. 감사하다. 집사람은 제가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에도 속으로는 좋아할지 몰라도 겉으로는 덤덤했다. 원래 덤덤한 성격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주신 덕암 이창덕 선생님께 감사하다. 안 되는 글귀 바로 잡아주시고 지도해주셔서 감사하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 마음 새 뜻으로 꾸준히 연습해 대상에 걸맞은 작품들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김철배 서예가는 2008년도 대한민국 비림 서예대전 우수상, 2015년도 한산대첩 서예대전 우수상 등 여러 대회에서 특선 등 입선을 하는 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또 전라남도 서예전람회 초대작가와 비림서예대전 초대작가 및 운영위원 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서예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서예협회 통영지회, 한국미술협회통영지회, 통영먹벗회, 경남 한국화가회, 통영화우회 회원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통영 세관에서 근무중인 김철배 서예가는 자신의 배움터인 충렬서예와 10년 넘게 동고동락 하고 있다. 충렬서예에서는 이번 제30회 경상남도서예대전에서 대상인 김철배 서예가와 더불어 특선(창림 한달막) 1명과 입선(청림 배양순, 송지 추혜란) 2명이 입상하는 등 큰 경사를 얻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1월 17일 오후 4시 경상남도 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입상작 전시는 11월 15~21일 경남문화예술회관 제1, 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경남서예대전 대상작인 김철배 作 ‘종남망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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