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장 전 통영시장

진의장 전 통영시장.

 

T.S 조선소의 설립

지난 8월 9일 가칭 T.S 조선 설립을 위해 추진위원들이 모였었다. (T.S란 통영·고성을 지칭하는 것이다.)

구성원을 보면 조선업의 전문가, 현 정부에 무게있는 조언을 할 수 있는 분, 협력업체 대표, 자영업자, 관심 있는 일반 시민 등 근 50여 명이 모였었다.

향후 이들은 언론, 청와대, 국무총리, 해수부, 산자부, 국회의장, 국회소관 상임위, 주요정당의 대표 등에 T.S 조선 설립을 위한 당위성을 펄쳐 나갈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은 통영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예컨대 실내체육관 같은 곳에서 시민들이 모여 주주참여를 위한 주식청약 사인을 하고, 정부를 향해 강력한 호소를 하며 나아가서 저녁때쯤에는 강구안에 모여 촛불시위를 한다든지 해야 할 것이다.

통영 상공회의소가 앞장을 서고 통영시가 후원을 하면 될 것이다.

설립 추진의 배경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사양산업으로 낙인찍힌 조선산업에 어떤 희망이 있는가.

① 세계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의 환경변화.

오늘날 서계경제는 오랫동안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 중국, 인도, 인도차이나반도, 아프리카, 중남미 등 물류유통이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다.

② 유엔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2020년부터 바다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씽크오유 대신 LNG 가스 추진선의 신조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고성 동해면에 351억원을 들여 LNG 기자재 조성기지를 만들고 있으며, 통영에는 LNG 터미널 구축사업이 추진된다.

③ 한국 해운재건 5개년 계획과 한국 해양공사 설립.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한국은 세계 5대 해운 산업의 지위를 잃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200여 척의 대형 컨테이너선, 탱크선을 정부 발주를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본금 5조원으로 한국 해양공사가 설립되었다.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선업, 선주, 해운업 삼자가 원활히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중형 조선소로서는 세계 제1위를 자랑하는 성동조선의 회생이 필수적이다.

④ 일본의 동향.

일본 정부는 1970년대 조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판단하여 야드를 없애 버리고 도크를 배워 버렸다.

덕분에 한국이 세계 최강의 조선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일본은 늦게나마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해외 선사들에게 1% 이하의 저리로 지원해 일본 조선소에 배를 건조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으며(일본은 OECD 회원국으로서 국내 해운사에 직접 보조금을 줄 수 없기 때문) 표준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붕어빵 찍어내기 식으로 원가 절감, 기술혁신으로 중국의 저가임금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T.S 조선 설립추진위원회의 의견

① 시민이 주주가 되고 정부가 참여하는 방식의 새로운 개념의 회사설립.

T.S 조선소는 정부, 노조, 종업원, 경영자, 협력업체, 납품업체, 지역시민, 지자체 등 모든 이해 당사자가 주주가 되며, 시장 경제의 이윤을 추구하되 능동적 참여를 통한 수평적 의사 결정과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한다. (일종의 이해 당사자 자본주의 내지는 참여 자본주의)

② 정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하여 공장과 부지를 매입하여 T.S 조선소에 현물출자를 한다. T.S 조선소 측에서는 향후 이익금으로 상환한다.

③ 정부가 발표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발주될 200여 척(500만 톤)의 신조는 그 일부 또는 전부를 T.S 조선에 맡긴다.

④ 그 대신 T.S 조선은 향후 5년 동안 경영혁신, 기술혁신을 통하여 세계적 조선소로 거듭하는 노력을 한다. 사양산업이란 혁신이 없을 때 사양산업이 되는 것이다.

⑤ 근 60여 만평에 달하는 성동조선의 부지를 잘 지켜서 호황일 때 많은 수주를 소화 할 수 있도록 하며, 연구소, 학교, 병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며 기술혁신에 이바지 한다. 근자에 추진되고 있는 화력발전소를 위해 성동조선의 부지 일부 매각은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시민들이 강력히 저지해야 한다.

⑥ 국가 경제적 입장.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경제의 입장에서는 혁신을 통한 제조업의 성장이 주도를 이루어야 한다. 제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선업을 살리는 일은 국가 경제의 발전이란 입장에서 봐도 성동조선의 회생은 절실하다.

시민의 힘

통영시와 통영시민들이 들고 일어난다면 소중한 향토기업을 지킬 수가 있으며 통영경제 회복의 첩경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기

지난 6.13 선거 이후 필자는 도봉산 아래 작은 화실을 구하여 통영과 서울을 오가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통영에서는 바다를, 이곳에서는 산을 주제로 그리고 있는데 산과 바다는 이미지가 반대임에도 필자의 내부에서는 서로 통일되고 있다.

마침 산 중턱에 회룡사란 절이 있어 아침마다 이곳까지 올라와서 물 한 모금 먹고 내려가는데 며칠 전부터 그 절 입구에 ‘아무것도 안하기’란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부처님께서 ‘T.S 조선 문제는 통영시와 통영시민들이 알아서 할 것이니 이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그림만 그리거라’ 하시는 것 같아 숙연해 진다.

그렇다. 부처님 말씀에 따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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