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단행본 시집 4권 출간 화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차영한 시인의 열 번째 시집 ‘물음표에 걸려 있는 해와 달’(인간과 문학사 刊)이 최근 발간됐다.

차 시인은 통영출신으로 고향 통영에서 한빛문학관을 이끌면서 올해만 단행본 시집 4권을 출간,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시인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출간된 시집은 주로 서정시를 통해 현실과 접목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가 고통하는 아픔을 리얼하게 토로하고 있다. 모두 70편으로 현재 진행형을 갖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바로 시의 생명력을 시도하고 있다.

시의 기법은 초현실주의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절대현실을 콜라주와 몽타주의 기발한 언어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매끄러운 말솜씨의 테크닉으로 상식과 원칙을 전복시켜 낯설기와 신선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시인임을 알 수 있다.

차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정신분석학적인 실재계를 통해 정체성이 없는 상상력의 허구를 이미지화” 하고 있다. 시인은 그러한 이미지들은 “이미 외계에서 은유로 자유롭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작품집은 풍경적인 빗금들이 동일하지 않는 존재에 의존하는 현주소가 우리 곁에 있는 것 같다. 파편화되고 미끄러지는 물음표의 기표들이 해와 달을 드레싱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시집 가장 먼저 등장하는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쓴 시, ‘간다, 봄날은’ 지난 월간 현대시에 발표,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간다, 봄날은

                                                    차영한

 

 

날아온 꿩이 분홍 쟁반에 곤두박질하고 있어

늦은 봄날 아카시아 봄을 쏟아내면서

톡 톡 쏘는 자기를 사냥하고 있어

 

관능이 비시시 웃도록 사이코틱한 리터치들

고성능 화소로 꿩꿩 박아대고 있어

소스라치도록 자기 깃털을 뽑아대고 있어

 

산기슭까지 번지는 꽃불에 덜 익었는데도

자기 속살마저 꽝꽝 포크로 찍어보고 있어

저녁상에 고소한 산채 내음에 더 살고 싶다며

 

멀어지는 꽃잎들마저 참기름에 버물리고

질근질근 씹어보다 살과 뼈를 추려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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